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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er Sep 11. 2016

#6. 영화 Me, Before you를 보고

안락사와 사지가 불편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다.

Will Trainer. Luiza Clark.

윌 트레이너는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서 사지가 불편한 남자 주인공이다. 잘 생기고, 집은 부유하며, 사고 전에는 스포츠에 심취해 있기도 했고,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런데, 오토바이 사고가 있고 나서 시간이 흐른 뒤, 그의 여자친구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내가 만약 윌 트레이너라면 어떨까?


윌을 보면서 떠올랐던 인물들로는 한국에는 강원래 김송 부부가. 일본에서는 “오체 불만족” 저자가, 유럽에서는 피스토리우스라는 운동선수가 떠올랐다. 그 중에서 피스토리우스는 근래들어 살인 미수와 같은 안 좋은 일에 휘말려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만약 윌 트레이너라도 '안락사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한 번정도는 들지 않을까?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한다. 물론 윌에게도 자유가 아예 없지는 않다. 지금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취할 수 있는 태도에 대한 자유 말이다. 내가 만약 휠체어에 의지하고 사지를 지금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으면 어떨까? 존엄사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다. 변수가 많고, 존엄사에 대한 악용의 우려도 있으니 입장이 매우 신중해야하는 것은 알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일전에 읽었던 책인 마이클 센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고 책에 대해서 토론했던 독서 모임에서 나왔던 말인, ‘돈으로 사랑을 살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살 수는 있다고 말’이 떠올랐다.


아래부터는 개략적인 영화 내용을 읊어 본 것이어서, 스포일러 주의가 요해진다:)


영화의 여주인공 루이자 클락은 본래 카페 겸 빵을 파는 곳에서 점원으로 6년 정도 일했으나, 가게 문을 닫는 통에, 1개월 치의 월급을 일종의 퇴직금으로 받고 실업자가 된다. 영화가 찍힌 배경은 영국으로 점쳐진다. 등장 인물들의 발음이며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거주하는 성은, 내가 아는 한 미국에는 영화에 나온 것과 같은 근사한 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아서 말이다.


남자 주인공 윌은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서 사지마비가 되었다. 루이자가 윌의 자택에서 간병인(?)으로 일하기 약 2년 정도 전에 일로 추산된다. 루이자가 근무하기 전에 윌 곁에는 ㄱ라는 물리 치료사가 윌의 자택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윌의 어머니가 루이자에게 준 임무는 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윌의 어머니가 고용센터(Job Center)에 올려 놓은 업무 계약 기간은 6개월이다. 루이자는 윌의 간병인으로써 취업이 된다. 윌의 간병인이 되고 루이자는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윌을 대하려 하나, 윌은 일찌감치 초반에 그의 앞에서 수다스러움을 삼가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윌의 지속적인 얼음같이 차가운 면모에 루이자도 서럽고 화가 나는 지, 윌에게 복받치는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여기서 일하는 이유는, 돈 때문에 일하는 거지. 당신이 좋아서 그런게 아니다.” 와 같은 대사 말이다. 이 이후로, 윌은 점점 루이자에게 그의 마음을 연다.


밖에 외출을 일체 하지 않았던 윌이 루이자와 함께라면 그의 저택 밖으로 산책을 나가기도 하기 시작했다는 것 말이다. 그러다가, 루이자가 어떻게 하면 윌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을 지 고민하고 그녀의 친구와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루이자의 친구가 윌에게 일종의 Bucket List를 만들어 줘서 그것들을 이행하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언하고, 루이자는 이를 시행한다.


그에 대한 첫 시작이 아마 ㄱ 물리 치료사 및 윌과 경마장에 가서 내기를 한 것이나 모차르트 음악회에 단 둘이 같이 간 것 말이다. 루이자가 그녀의 생일 파티에 윌을 그녀의 집에 초대하기도 했고, 윌은 이를 수락한다. 루이자의 남자친구와 윌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 같은 것이 벌어진다. 루이자의 남자친구는 Personal Trainer여서, 윌에게 근육 관련된 장난을 던지는 데, 윌이 사지 불구인 것을 알면서도, 일종의 견제 비슷한 것으로 윌에게 무례할 수 있는 말을 한 것 말이다. 


사실, 윌은 사지가 불구인 것 말고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성’ 안에서 살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잘 생겼다. 사고를 당하기 전에는 스포츠에 매우 빠져 있었으며, 그의 직업이 금융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윌의 친구 결혼식에서 윌의 전 직장동료가 윌 만한 팀 리더가 없었다라고 언급한 사실은, 윌의 사회적인 업무 역량 또한 결코 나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매일 윌의 집에 출근하면서, 윌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임무에 충실하면서, 어느덧 루이자는 자연스럽게 윌에게 마음의 동요가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본래 루이자는, 트레이너 남자친구와 노르웨이에 휴가를 가서 그녀의 남자친구가 휴가를 가서도 철인 삼종 같은 스포츠에 심취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그에게 맞춰 줬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녀의 남자친구 말고도 윌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나타난 것이다.


사지불구라는 엄청난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상회하는 재력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다. 루이자도 처음부터 윌에게 호감을 느낀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윌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윌이 사고가 있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 알고, 지금의 그를 돌보면서 애착이 생겼다고 해야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은 루이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의 신체가 지닌 한계에 대해 더욱 뼈져리게 곱씹는다. 루이자 앞에서는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하는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 루이자는 그녀의 진심을 다해서 윌을 돌봐주고,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것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서 윌이 안락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윌이 안락사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고, 안락사를 하는 스위스에 까지 와달라고 하는 부탁에, 충격을 받는다.


비록 돈으로 엮여진 관계지만, 그녀가 일하면서 그에게 보여준 진심은 굳이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5성급 호텔로 여행을 갔다 오면서, 윌이 루이자에게 안락사를 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와서, 루이자는 윌의 어머니에게 “돈은 필요 없어요”하고 선언을 한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루이자는 결국 윌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서 스위스로 가긴 하지만 말이다.


영화의 말미에서는, 윌이 숨을 거두고, 그녀에게 일종의 편지 같은 것을 남긴다. 영화에서는 나레이터가 그 편지 내용을 읽어주는 형식이고. 편지 내용은, 윌이 루이자에게 그 동안 잘 돌봐준 것에 대한 감사와 루이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액수의 돈을 넣어 놓은 계좌를 그녀에게 양도한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말이다.


루이자가 7년된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거기까지가 두 사람의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요즈음 베스트셀러인 책을 영화로 보니, 이 소설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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