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자가 되려면 어떻게해야 할까? 차라리 노동착취 공장 제품을 사라. 책 날개를피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볼드체에 폰트가 큰) 두문장이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메시지인 “우리의선행이 선의에만 의존하면 오히려 해악을 끼칠 수 있으며,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정한 판단이 앞설 때라야비로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라는 작가의 주장은 그 자체로는 빛나지 않지만 책에실재하는 예시들과 함께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진다.
20여명에 가까운 세계적 명사 혹은 주요 매체나들의 추천사를 책 처음에 배치해놓은 것은 이 책이 얼마나 많은 찬사를받았는지 느껴진다. 머리말에 나왔던 플레이펌프의 실패를 보고 이와 비슷한 실패 사례로 Segway가 떠올라졌다. 세그웨이는 21세기 초 실리콘밸리 인사들의 관심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자동평형 self-balancing 기능을 갖춘 손잡이 없는 퀵보드라고 해야할까? 세그웨이는속칭 긍정 오류(false positive)의 예시이다. 이발명품을 보고 소위 구루라고 여긴 많은 사람들이 히트를 예상했지만 세그웨이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했다.
플레이펌프의 상황이 더 안 좋아보이는 점은, 2009년까지 플레이펌프스인터내셔널이 남아프리카, 모잠비크, 스와질랜드, 잠비아 곳곳에 이미1800대의 플레이펌프를 설치했다는 사실이다. 세그웨이는 플레이펌프와 같은 공공시설이 아니다. 기존의 평범한 수동펌프에 비해서 1/5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발명품을 보면 어떤 측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이 생각나기도 한다. 플레이펌프의 발명가가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한 저의를 가지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