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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심콩 Mar 06. 2021

첫 사회생활을 앞두고 있는 중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 드디어 입학합니다.

드디어, 우리 큰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 

세상에, 정말 이 날이 오다니..


사실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알 수 없는 부담감만 있었을 뿐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그저 책가방만 미리 주문해 둔 엄마였다.

그러다 지난 주에, 학교에서 급 알림이 왔다. 코로나로 인해 부모가 함께하는 입학식 행사는 하지 않고 대신 반별로 날짜와 시간을 나누어 부모와 함께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를 둘러보는 시간을 준다는 것! 안 가고 로봇 만들고 싶다는 아이를 겨우 설득해서 처음으로 학교 가기로 한다.




2. 26. 금요일

처음 아이와 학교에 간다니.. 떨리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기분을 애써 누르며 아이와 함께 학교를 방문했다. 

세상에, 우리 아이가 이 학교를 다닌다니.. 혼자 감격스러워 아무 생각 없는 아이에게 

" 아들아, 기분이 어때? 여기가 이제 네가 다닐 학교야~~ 엄마는 너무 감격적이고 그러네~~ 호호호"

근데, 학교 안에 도착해서 둘러보니 그 시기에 온 다른 친구들의 복장이 뭔가 심상치 않다. 오잉? 멀쑥하게 코트에 니트, 또 어떤 친구들은 아빠 엄마 모두 총출동해서 셀카봉과 꽃다발까지 들고 나타나기까지!

뭔가 순간 뜨아하는 느낌과 함께, 입학식 시뮬레이션이 순간 그려졌다.


그래, 입학식에 사진 찍는 포토존이 없더라도 꽃다발은 사가야겠구나, 근데 우리 아들 옷을 뭘 입혀야하지?


마음 속에 점 찍어둔 니트는 이미 작아졌다, 그리고 집에는 코트 따윈 없고 그저 따수운 패딩 뿐이다.

급한 마음에 배송 가능한 외투를 찾아봤는데.. 일단 배송도 입학 전에는 불가하고 사이즈도 다 빠졌다. 어흑




2.27. 토요일

결국 주말 아침부터 준비해서 근처 쇼핑몰로 고고. 

근데, 쇼핑몰마다 사람들이 겁나 많다. ㄷㄷㄷ 코로나 맞나. 다들 애기들 옷 장만한다고 북적북적 정신이 없음이다. 하아, 나만 이리 나태했구나아. 

그리고 좀 괜찮다 하는 건 마침 아들 입는 130 사이즈는  다 빠지는 상황이!!

정말 토요일에 하루종일 동네 쇼핑몰은 다 다녔는뒈에!! 적당한 건 다 빠지고... 남은 건

16만원짜리 닥*, 20만원짜리 헤지* 트렌치 스타일의 경량패딩 뿐. 

하아. 내 점퍼도 저 정도 가격 주고 안 사는데... 정말 입학식 하나 때문에 저 정도 외투를 사야하는걸까.

그렇다고 아들래미 첫 입학식 날 후줄근하게 입히기는 싫고...

왜 내가 미리미리 준비를 안 한 거지? 대체 왜에에에에! 입학식이라고 별 거 있겠나 싶어서 옷을 준비안했는데, 날이 다가올수록 엄마 마음이 그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입학식 때 뭐 입을지는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닥치고 보면... 없어요...ㅠ)




2. 28. 일요일

다시 심기일전하여 옆 동네 다른 쇼핑몰을 뒤지고 뒤져서 적당한 가격의 옷들을 폭풍 구입.

입학에 맞는 단정한 느낌을 주려면 셔츠에 가디건이 최고! 디피되어 있는 그대로 결제. 외투는 점퍼같은 캐쥬얼한 느낌 말고 단정한 느낌의 외투를 찾고 찾아서 패딩조끼 안에 있는 트렌치 코트로 장만. (근데.. 내일 날씨 겁나 춥다는데.ㅠㅠㅠ) 그리고 외투에 어울리는 바지까지 풀 세트로 장착하고 한숨 돌린다.


 마침 옆 매대에 실내화도 팔기에 실내화도 새걸로 구입.

하아, 그래도 나중에 입학식 사진 보고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진 않겠지. 

하아, 주말 내내 쇼핑만 하다 끝났구나아.

            







3.1. 월요일


학교에 제출할 준비물들을 점검한다. 

색연필, 싸인펜 등등 준비해야 할 물건들이 많다고 하는데.. 다들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3월 2일에 선생님께서 필요한 준비물을 알려준다고 하니 미리 준비하지 말라고 해서 일단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새 실내화에 곱게 이름 쓰고 가위, 풀, 지우개, 곱게 깎은 연필 3자루 네임 스티커 붙여서 필통에 넣어둔다.




그리고 예비소집일 때 받은 서류들을 챙겨서 하나하나 작성한다.

개인정보수집동의서, 건강기초조사, 경비 CMS 작성 서류 등등을 거침없이 작성해나가다가 브레이크 걸린 부분이 기초조사서.

아이의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부모, 가족관계 쭉쭉 작성하다 마지막.

'취학 아동의 성격이나 학교생활에 참고할 사항' 이 부분에서 고민에 한참 고민에 빠진다.

담임선생님께서 보시는 서류 상 첫 인사이니 한 글자 한 글자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우리 아이 부족한 부분을 쓰는 게 혹시나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게 아닐까 싶고, 또 잘하는 점을 죽 늘어놓는 건 또 말도 안 되고,

그저 잘 부탁드린다고 쓰자니 너무 관심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혹시나 실수하면 다시 수정하기도 뭣해서 종이에 한 번 더 연습해서 써 보고 한 자 한 자 정성껏 쓰며 혼자 주책맞게 코끝이 찡해진다.















등교 준비를 어느정도 마치고 나니 급 긴장이 된다. 뭘 빼놓은 건 아닌지 신경도 쓰이고 걱정이다.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인지.. 자꾸 떨리고 잘 할 수 있을까 수시로 울컥해지는 게 참 주책이다.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닐 일들인데... 

아들아, 그저 화이팅이다!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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