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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심콩 Mar 13. 2021

가정통신문은 꼭 선생님께 전달하렴, 아들아

좌충우돌 초등입학 2일째


초등학교 입학 2일째.

두근두근 설레는 입학식은 이제 지나가고, 지금부터는 실전이다.




유치원 때에는 아이 가방에서 그냥 물통, 수저통만 잘 챙기면 됐었다. 그리고 하원할 때 나는 직접 픽업을 했기에 선생님들을 뵐 수 있었고, 그래서 내가 챙겨야 할 전달사항들을 다이렉트로 전달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는 그렇지 못하기에 아이 가방에서 각종 물건들을 체크하고, 담임 선생님의 알림장을 확인하며 준비물 등을 넣는 걸 확인하는 게 저녁 일과 중 중요한 일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이 일이 처음이라, 진짜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고 또 나름 챙겨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제 학기 초에 챙겨가야 할 알레르기 회신서 등 서류를 분명 잘 써서 파일에 넣어주었는데..

오늘 가방을 열어보니 내가 넣어 준 그대로 파일에 꽂혀있다.....









오 마이 가쉬. 따흑.

분명 내라고 했거늘... 안 내고 요로코롬 그대로 들어있다. 


결국 첫 날부터 담임선생님께 제출해달라는 연락을 받고...ㅠ

선생님께 구구절절 이러쿵 저러쿵 죄송하다 메세지를 드리고


이놈의 자슥, 똥강아지처럼 로봇 접기에 정신 팔려서 내 말을 듣고나 있는지 모르는 아들래미한테 다시 한 번 꼭 내일 선생님께 서류를 드리라고 신신당부, 당부 또 한다.


흠. 어차피 지금 얘기해도 안 들릴테니, 다음날 아침 등교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이야기해야지.. 





3월 새학기에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요 투명 파일. L자 파일이라고 하는 요 파일 앞에

특별히 '우체통'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드아. 


1학년 입학 준비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아이들의 L자 파일 앞에 '우체통'이라고 써 주고, 우체통과 우편배달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너는 선생님과 부모님을 연결해주는 우편배달부이고 이 파일은 소식을 담는 우체통이다, 그러니 네가 선생님께서 부모님들에게 주시는 종이를 넣어오고, 다시 선생님께 전달해주는 거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유인물 전달을 잘 할거라고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도 '우체통'이라고 써서 사용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센스 넘치게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셨다.





나도 다시 한 번, 이 우체통 파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아들에게 잘 전달해달라고 말해야지.




그런데.. 가방 안에 이 소독용 물티슈와 휴지는 왜 그대로 돌아 온거늬..............

어쩐지 가방이 여전히 빵빵하고 무겁드라...



이 아이들도 사물함에 잘 넣어두라고 말하다가.... 근데, 사물함이 뭔지 알지??

종이 한 장을 꺼내어 사물함을 설명하려다 에잇, 그냥 말을 말고

이번에는 가방 안이 아니라 종이백에 넣어서 보내려고 다시 챙긴다.

손에 들려 보내면 생각해서 어떻게든 학교 사물함이든 책상 위든 서랍이든 두고 오겠지.. 엉엉










하아, 일단 이번 달은 엄마가 챙겨주는 종이나 물건을 선생님께 잘 전달하고 자기 자리에 잘 넣는 걸 교육시키는 걸 목표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확실히 초등학교는 누가 챙겨주지 않고 스스로 해야할 일들이 많아지는 시기가 맞는 것 같다. 나도 언제까지 아이를 다 손수 챙겨줄 수 없으니 스스로 잘 챙길 수 있도록 방법을 잘 궁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도 버벅버벅인데 엄마도 같이 버벅버벅 1학년이구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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