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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심콩 Nov 10. 2022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

글귀마다 꼭꼭 씹어서 소화하기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




저희 아이는 책을 좋아해요. 참 다행이지요. 


어렸을 때 저는 책을 너무 안 읽었던 터라 문해력 떨어지는 성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 얘기가 바로 나구나.. 싶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이 주는 즐거움이나 눈이 띄용 뜨이는 놀라운 경험들을 성인이 된 요즘에서야 조금씩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 했으면 하는 마음에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아이들이 책 읽는 환경에 노출될 수 있도록 나름의 애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눈물 좀 닦을게요 흑) 






그래서일까요. 저희 아이는


엄마와 보드게임 하다 눈치없이 엄마가 이겨 화가 날 때, 씩씩거리다 기분 전환을 위해 책을 읽으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 엄청 신나게 동생이랑 싸움놀이하고 난리법석이다가 조용해서 보면 또 책을 읽으며 쉬고 있구요.

아이에게 책은 쉼터같은 느낌이 들 때가 참 많아요. 그래서 마음이 흐뭇하고 또 뿌듯합니다. 







© Pexels, 출처 Pixabay







그런데, 요새 아이를 보면 책을 많이 보고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과연 제대로 읽는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생겨요.  근래 들어 아이의 공부 벙법, 학습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그동안 아이의 학습량을 기록하고 체크하면서 아이의 학습을 진행해오고 있어요.

특히 현재 제가 아이와 하고 있는 학습이란 것이, 수학 문제집 풀이를 제외하곤 한글책 읽기, 영어책 읽기가 전부이기에 저는 매일 아이에게 읽은 책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으로 학습량을 체크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아이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잘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그저 기특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아이의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는 겁니다. 영어책이든 한글책이든 꽤나 두껍한 책을 휘리릭 읽더니 30분 안에 끝. 


뭔가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의심쩍은 마음에 아이에게 내용을 넌지시 물어보면 큰 줄거리는 말 할 정도로 대강의 내용은 어느 정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뭔가 거기에서 한 단계 더 심화된 질문이나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대답을 안(못) 하더라구요.






천천히, 깊게 생각하고, 느껴라






책의 기본적인 큰 줄기만 따라가면 꼼꼼히 읽지 않아도 줄거리는 이해가 되니까 책은 금방 읽을 수 있지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책의 겉만 쓰윽 핥으면서 책을 읽진 않았으면 좋겠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책의 등장인물도 파악해보고, 뒷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머릿속으로 상상도 해 봤으면 좋겠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인과관계도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고, 내가 주인공의 상황이었다면 그 때의 감정은 어떨지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도 해 봤으면 좋겠구요.


그런데 문제는 저 조차도 아이에게 책만 던져두고 책을 읽으라고만 하고, 시간만 체크하고 큰 줄거리만 대충 물어보고 땡. 어쩌면 아이의 속독 습관을 내가 만들어주었구나 생각하니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어요.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근데, 그렇다고 아이가 책을 잘 읽었는지 내용 확인을 한다는 마음에 체크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아이의 책 읽는 즐거움을 뺏어버리게 되겠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뭔가 문제 내는 것처럼 단편적인 지식 체크가 아니라 책의 내용을 곱씹어보고 깊이 있게 읽어보고 생각을 나누며 확장시키는 경험의 방법은 없을까. 그 고민 끝에 독서 토론에 관심이 생겼고, 책동아리를 알아보게 되면서 지금 엄마표 책동아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매번 모든 책을 정독하면서 꼭꼭 씹어 읽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책 한권을 깊이있게 읽어보고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나의 견해를 확장시켜도 보면서 책을 꼭꼭 씹어먹는 즐거운 경험을 하면 이게 아이의 책 읽는 습관을 바꾸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요새는 자기 전에 책 읽어주기를 할 때 책을 읽으면서 저도 의도적으로 질문을 조금씩 하며 책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물어보지 않고 책만 주욱 읽어나가지 않으려고 애 쓰고 있어요.

질문을 하다보면 책의 뒷 이야기나 책 속의 상황이 당연한 게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면서 생각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요즘은 아이가 단편적인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생각하는 힘응 키우는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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