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최선이고 싶어.
엄마도 지쳤어.. 이제는 그만 하고 싶으다..
오늘 초 2 아들 수학 공부를 봐 주다 아들이 썽을 많이 내는 바람에 나도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하아. 이제 초 2 이긴 한데.. 집에 와서 tv 보고 밥 먹고, 영어 집중듣기 하고 수학 하고 나면 저녁이 후딱 가 버린다.
그런데 아이가 좀 힘든 모양이었나보다. 마지막 수학 문제를 풀 때, 자꾸 틀리니까 화를 낸다.
사실 친자 확인이라고.. 문제를 아이가 틀리면 부모가 화를 내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아들은 (애미 닮아) 욱하는 성격이라, 힘들거나 컨디션이 나쁠 때. 그리고 자기가 수학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틀렸다고 하면
화를 낸다.
습습후후 마음을 가다듬고,
아니, 아들아 틀려도 괜찮아, 틀리면 다시 고치면 돼. 틀렸다고 화내지 말고 다시 풀어보자
라는 이야기는 귓등으로 들린 채 틱틱 거리고 화 내기에 바쁘다.
더 이상 이렇게 화를 받아줄 수 없는 나는.
엄만 이제 너와 이렇게 수학 공부는 하기 힘들 것 같아. 틀린 문제를 틀렸다고도 말하지 못하는 건 수학 공부를 같이 하기 힘들다는 거야.
라고 선언했다. 결국 서러움에 눈물이 터진 아들.
하아, 집공부도 좋고 다 좋은데 이렇게 하다가는 의 상할 것 같아 이제는 그만해야겠다 했는데
아이는 절대로 학원은 가지 않겠단다. 공부방도 놉이고 무조건 엄마아빠랑만 한단다. 하이고야.
확 올라오는 감정을 식히고 찬찬히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집공부의 단점이 하나씩 드러난다.
현재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집공부의 단점들 ㄷㄷㄷ
아이와 부모가 의 상하게 된다
집공부라는 것이 잘 되면, 내 아이를 내가 누구보다 제일 잘 아니 당연히 아이 맞춤으로 잘 가르칠 수 있다.
근데 문제는, 아이의 경우 부모가 편하니까 화를 내거나 뺀질거리기 쉽고, 부모는 아이에게 욕심이 나기에 과하게 과제를 주거나 감정을 실어 화를 내는 경우들이 생긴다는 점이다. 집공부를 하면서 서로 선을 넘지 않도록 이런 부분들을 잘 조율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을 경험하고 보니 아직 갈길이 멀었다.
집이 아이에게 더 이상 쉴 곳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학교에 가면 공부를 하고, 학원에 가면 공부를 하고, 집에 가면 편안히 쉬고...
이렇게 공간을 떠올렸을 때 연결되는 이미지가 있을텐데... 모두에게 집은 편안한 휴식처이어야 할텐데...
아들에게 어쩌면 집은 제 2의 학교 같은 공간이었을까? (갑자기 오늘 퍼뜩 든 현타)
가뜩이나 우리집의 경우에는 거실 상에서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책 보고.. 밥도 종종 거실 상에서 먹는지라 공간의 분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그 전까지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문득 공간의 분리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집에서도 확실히 공부하고 확실히 쉴 시간을 명확하게 주는, 경계가 확실히 그어져야겠다 싶었다.
아이의 컨디션에 좌지우지 되다보니 학습분량과 시간이 들쭉 날쭉이다
'오늘은 네가 힘들어보이니 여기까지만 하자. '
학습 분량을 강하게 결심하고, 계획해도 아이가 힘들어하면 엄마가 억지로 시킬 수 없다.
그리고 학교나 학원처럼 시간표대로 집에서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는데.. 오늘은 더 크게 느껴졌다.
공부 중간중간 휴식이 있었나?
아이의 집중력이 길지 않다는 걸 감안하고 활동을 짧게 짧게 끊고, 쉰 다음에 다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한 번에 끝내고 놀도록 만든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들은 화 내서 미안하다고 엄마에게 사과하고 잠들었고,
나는 유튜브에서 드라마 하이라이트 보면서 이미 화는 다 사그라들었다.
가족끼리, 칼로 물베기이지.
하지만, 오늘의 경험으로 그동안 생각해왔던 집공부의 문제점을 차분히 짚어보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집공부 특히 수학은 바로 접는 게 맞다.
아이의 행복, 부모 자식간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
뭐든 가장 중요한 걸 최우선순위에 두고 문제를 해결해보자. 어렵다 어려워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