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되네'를 물었지 '완벽하군'을 물은 건 아닌데.
4월 말, 5월 초에 접영 웨이브를 배우기 시작한 뒤로 아직 만 2개월이 되지 않았다.
다른 영법은 조금 배우면 흉내라도 내볼 수 있는데,
이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할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해야 '좀 되네?'싶을까 궁금해서 스레드에 물었더니
최소 6개월에서부터 최대 6년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여자 기준)
평균 2~3년 전후는 연습을 해야 남들이 볼 때 좀 한다고 한다.
나는 '좀 되네'를 물어 본 거지 '진짜 잘 하네'를 말한 건 아닌데...
다들 완벽한 접영을 염두에 두고 답한 것 같다고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인가?
아니면 접영이 진짜 그렇게까지 어려운 건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완벽주의가 심한 건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아시아인 특유의 완벽주의.
서양권 사람들은 "너 몇 가지 언어를 해?"하고 물어보면
간단한 인삿말만 하는 언어조차 그 '몇 가지'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러지 않지.
누구나 가벼운 소통 정도는 할 수 있는 영어도 유창하지 않다면 절대 '몇 가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알게모르게 이런 완벽주의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선수처럼 접영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심 그렇게 하지 못하면 '좀 한다'고 말할 수 없어하는 분위기가 있다.
나는 태권도를 10년 했고, 태권도에 있어서는 '좀 한다'고 자부한다.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정말 열심히 했고, 국대 관장님 밑에서 선수처럼 훈련받았으니까.
그래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갭을 이해한다.
만약 성인이 되어 태권도를 시작한 사람이 1,2년 해서는
절대(는 아니겠지만 95%이상) 선수처럼 자세가 나올 수 없다.
어려서부터 했다는 고학년 아이들도 디테일이 떨어지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는데
하물며 어른이 가능할까.
'내가 저 선수처럼은 못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만족할 정도는 해.'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킥이 어떻느니, 팔꿈치가 어떻느니, 각도가 어떻느니 하지 말고
편하게 그 노력을 응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