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입학 후 일주일
3월 둘째 주 월요일. 조기입학 후 일주일이 지난 날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사실 직접적으로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 심산으로 만난 게 아니었고,
학교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보여서 교사이자 엄마로서 담임선생님의 뜻을 여쭙고 싶은 마음에
만나뵐 수 있을지 여쭌 후 약속을 잡았다.
대화 말미에 자연스럽게 아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선생님께서 문득
'조기입학은 어떻게 결정하게 되신 걸까요?'하고 물으셨다.
아무래도 궁금하실 거다. 나도 얘를 낳기 전까지는 한번도 생각본 적 없던 일이니까.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나도 브런치에 올리려고 생각한 주제기도 해서
차차 글로 이야기하려고 생각 중인데, 항상 말만 하고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덧붙이시는 말씀이
"ㅇㅇ이는 보시다시피(교실을 둘러 보시곤) 아이들 이름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태도가 정말 좋아요."
학기 초, 선생님이 인쇄해서 나눠주신 아이들 이름표는 그야말로 엉만진창이었다.
구겨지고 찢어지고 낙서되고... ^^;
그와중에 우리 딸아이의 이름표만 거의 유일하게 제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게 아닌가.
웬일.
그러면서 쭉 덧붙여 주신 말씀이,
행동이 1학년답지 않게 성숙해서 깜짝 놀랐다,
항상 교사의 말을 경청하는 게 느껴진다 등등의 생활 태도 칭찬을 해주셨다.
이거면 됐다 싶었다.
키도 작고 목소리도 작아서 걱정이 약간 되었지만 그것보다 조기입학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인정받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 아이는 학업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편은 아니다.
그냥 인풋 하면 아웃풋이 적당히 나오는 정도의 아이.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한 편이라고 판단되어서
월반과 조기입학을 결정한 건데, 선생님이 알아봐 주신 것 같다.
대화 마지막에 "조기입학 시키길 잘 하신 것 같아요. 학교가 더 잘 맞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 하신 걸 보면.
이제 겨우 일주일 지났는데 칭찬 좀 들었다고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나는, 영락없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