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짜리 작은 공간을 보고 아이들이 하는 말 "우리 집보다 넓어요"
카트만두의 아침 햇빛은 투명해졌고 저녁 바람은 선선해졌습니다.
한 번 씩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뚜렷하게 여름을 난 것 같지 않은데 어느덧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꼬필라 도서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2018년 9월 3일의 일입니다)
책이라고 해야 삼백 오십 권 남짓이지만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꼬필라 도서관으로 오곤 합니다.
제 나이 열여덟 살쯤에 '소금에 절여진 생선 같은 나'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싫었고 공부도 참 재미가 없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설득에 학교를 계속 다녔던 것은 학교를 그만두고 딱히 하고 싶었던 것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그때, 딱 이거다 싶은 게 있었다면 저는 학교를 뛰쳐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학교를 다니면서 나중에 크면 '내가 다니고 싶은 학교'를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목공도 배우고 나무 가지치기도 배우고 밖으로 나가 놀기도 하고.. 지금의 대안학교 같은 것을 꿈꿨던 거 같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에게 쉬운 것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멀리 떠나올 때, 어떤 이는 제게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에겐 떠나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하나도 안 어려웠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돈이 되는 사업을 구상해보라면 꽤나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아이들이 책을 볼 만한 공간을 하나 만들어 보라면 그건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살다 살다 보니 이 작은 일 하나 일궈내는 것도 이리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오월에 시작한 공사가 석 달이 걸렸습니다.
도서관 문 열었다는 소식을 손자에게 들으신 샤니의 할아버지도 다녀가셨고
거네스의 엄마도 다녀가셨는데 이런 일을 하면 린이 엄마한테는 무슨 이익이 생기냐고 물으시기도 했습니다.
좀 거창하게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 네팔이 더 좋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