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좋고 나도 좋아
‘엄마, 내가 포기 안 하고 끝까지 잘했지!’
'그럼, 린이가 끝까지 잘 해냈지!’
‘엄마, 내가 다음에 또 할 거야'
일을 다 끝낸 린이가 이렇게 한마디 할 줄 알았지만 참 잘난 체 쟁입니다.
감자 열 알, 당근 두 개, 양파 한 개, 마늘 네 쪽을 내밀면서 엄마가 지금 바쁘니까 린이가 이걸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세상에 공짜가 어딨느냐, 린이가 이걸 다 까면 아르바이트비로 엄마가 10루피(100원 정도)를 바로 주겠다고 했더니 대뜸 하겠다고 합니다. 작은 칼과 감자 깎는 칼, 양푼 두 개를 주며 요령을 알려주었습니다. 원래부터 감자는 좀 깎고 싶어 했는데 한 두 개 하다 말곤 했던 터라 열 개 씩이나 해낼까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엄마, 이건 내가 못 하겠어’ C자처럼 구부러진 감자를 깎다 말고 말했습니다.
‘그래, 그럼 그건 엄마가 할 테니까 놔둬’
조금 뒤 다시 큰 소리가 들립니다.
‘엄마, 이것 봐, 내가 다 깎았어. 잘했지?’ 치켜올린 손에는 그 구부러진 감자가 들려 있습니다.
‘오, 그건 엄마도 깎기 어려운 건데 린이가 잘 깎았네. 멋진 걸’
한껏 칭찬을 해주자 기분 좋게 웃으며 계속 깎습니다. 마늘 네 쪽을 까면서는 손톱이 아린 지 손을 물에 씻어가며 깠습니다. 한 시간 정도는 앉아 그걸 다 깐 거 같습니다.
‘껍질들 다 청소해서 쓰레기통에 넣고 깐 자리까지 다 정리하면 엄마가 바로 10루피를 줄 거야’
린이는 껍질들을 정리하고 제 손을 씻은 다음 손을 내밀었습니다.
‘수고했어 린. 우리 린이가 이제 엄청 많이 컸네. 이런 일도 할 수 있고’
으쓱해진 린이가 말합니다.
‘엄마, 내가 다음에 또 할 거야’
'하하하 그러면 나야 엄청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