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요, 버요 린꼬 아마
어루라이 뻐니 디누뻐르처니

됐어요, 됐어요 린이 엄마, 다른 사람한테도 줘야 하잖아요


땅콩, 카주넛, 아몬드를 한 줌씩 담아 고무줄로 봉해 놓고 잤다.


여섯 시에 일어나 동네도 한 바퀴 돌 겸 나가 빵도 사 왔다.

오늘은 삶아 으깬 감자에 오이와 당근, 양파를 잘게 썰어 넣고 마요네즈로 섞어 샌드위치를 만들려고 한다.

어제 달걀물 입힌 빵을 먹었으니까 계란까지 삶아 넣진 않아도 될 거 같다.

봉쇄가 다시 풀렸지만 차량 이부제와 일주일에 이삼일 씩만 가게 문을 열 수 있는 방침이 내려졌다.

사람들은 제법 나다니기 시작했지만 가게들 문은 대부분 닫혀 있다.

병원 응급실도 텅텅 비었다. 요즘 네팔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병원이다.

병원에 가면 곧바로 감염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워낙 시설이 열악하니까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 있다.

병원이 무서워 집에서 아기를 낳다 죽는 산모들이 늘었다는 소식은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하나, 둘, 셋, 넷..... 서른 두 조각에다가 아렵 아빠와 먹성이 좋은 비까스를 위해 두 조각을 더 넣었다.

어제 담아 놓았던 견과류 봉지도 챙겨 집을 나섰다.

서부의 집은 문이 잠겨 있다. 서부네와 바로 붙어사는 아렵과 아려따를 부르자 아이들이 이젠 알아서 접시를 가져와 내민다.


"아렵 꺼 두 개, 아려따 꺼 두 개, 엄마 꺼 두 개, 아빠 꺼 두 개, 어디 보자.. 좀 더"


하나를 더 집어 올리려고 하자 아렵이 말했다.


"버요, 버요, 린꼬 아마. 어루라이 뻐니 디누 뻐르처니."

됐어요, 됐어요, 린이 엄마. 다른 사람한테도 줘야 하잖아요.


요새 더 말라 서너 살밖에 안 되어 보이는 여섯 살배기 아렵이 그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한테도 줘야 하잖아요!"


나는 아렵이 내밀고 섰던 접시에 한 조각을 더 얹었다.

그리고 아렵 말대로 다른 사람들한테도 주려고 아렵네를 나왔다.



20190219_175520.jpg <린이의 생일에 도서관 아이들이 모였다. 문 뒤에 빼꼼히 선 아이가 바로 아렵. 아렵은 삐치면 다시는 린이 엄마 보러 도서관에 안 온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러곤 또 금방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