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의 힘

불혹의 부록3

by 뭉차

나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혼자 있는 시간’을 어려워했다.

밥도 늘 팀 사람들과 함께 먹어야 했고,

친구들과 약속이 없으면 허전했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었고,

혼자서 지내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내가 달라진 건 독립 이후였다.

30대 중반,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해야 하는 일들이 생겼다.

식당 문 앞에서 괜히 머뭇거리던 내가,

이젠 혼밥을 즐기게 된 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내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스트레스받은 날,

아무 눈치 보지 않고 혼자 닭발을 뜯을 수 있는 여유.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틀고,

가고 싶은 곳에 나를 위해 가는 자유.


그건 단순히 ‘혼자 있음’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걸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홍진경 님이 “나는 나를 위해 밥을 차리니까 예쁜 그릇에 담는다”고 한 말을 듣고,

이제야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게 됐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가꾸는 시간이고,

나를 위해 예쁜 그릇을 꺼내는 일과 같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던 예전의 나는

이제 조금씩 나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본다.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