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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력 Jul 26. 2024

브라보! 대변 성공 고양이

이름은 칠월이

나는 오늘 작은 책방에 가서 그림책 몇 권을 샀다. 곧바로 교회에 일요일에 먹을 음식 재료를 사러 **마트에 들렀다. 교회에 들러 장을 본 물건을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 쁜 하루였다.


오늘 수고했으니 나를 위한 보상으로 근처 초밥집에 가서 점심특선 12,000원짜리를 시켰다. 여러 가지 초밥 9개에 메밀국수가 나오는 구성인데 가성비도 괜찮고 맛은 상급이다. 나는 요새 나를 셀프 칭찬을 한다. 그동안 너무 하지 않았던 나의 보상이다.


초밥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셋째한테 전화가 온다. 나는 늦잠 잔 셋째가 점심메뉴 뭐 먹냐고 전화 한걸 줄 알고 시큰둥하게 받았다.


"어. 왜 "


"엄마! 칠월이가 똥 쌌어. 배변패드에 예쁜 똥 쌌어!"


"뭐? 똥 쌌다고. 이야! 걱정 덜었다."


그동안 칠월이가 대변을 일주일째 보지 않아 병원도 가고 엑스레이도 찍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드디어 드디어 칠월이가 성공한 것이다.


셋째와 나는 마치 금메달을 딴 것처럼 감격스러워하며 통화했다. 상기된 톤으로 대화했다.


"이야. 됐다. 됐어."


그동안 배 마사지도 해주고 유산균도 주었는데 소용이 없었다. 나올 때가 되어서 나온 것 같다. 너무 애를 태웠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점심을 맛있게 음미할 수 있었다.


어제는 귀밑에 상처도 보여서 약도 발라주었다. 혹시 긁을지 몰라서 집에 있는 부직포행주로 넥카라도 임시로  만들어 씌워줬었다.


대변도 안 나오고 귀밑 상처도 있으니 걱정이 됐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살펴보니 귀밑 상처는 많이 아물었다.


다 시간이 지나니 해결이 된다.


나는 좀 새가슴이다. 대범한 성격은 아니다. 아이들 키우면서도 아이들이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과도한 공감능력 발휘로 같이 아팠다.


셋째, 넷째 키우며 많이 내려놓았는데 작디작은 고양이는 다르다. 말도 못 하는 동물이다 보니 그렇다.


고양이가 아니라 나를 다독여본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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