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무관심했던 남편이 달라졌다.
이름은 칠월이
수제로 만든 넥카라는 몆 분 안돼서 다 빼내고 너무 또 긁는 칠월이다.
도대체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 도저히 안 되겠어서 병원에 급하게 다녀왔다. 귀 청소도 하고 바르는 약도 처방받아왔다. 병원에서 준 넥카라는 뭔가 더 견고해 보인다.
'투명하고 똑딱이도 달려있으니 이젠 긁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어느 순간 가보니 어떡해서든 빠져나와 있는 칠월이다.
도대체 어떻게 긁지 않게 할까 미지수다.
남편이 달라졌다. 처음엔 이름도 부르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없더니, 어제부터 자기 배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귀여워한다. 불룩 튀어나온 배에 칠월이가 아주 편안해한다. '칠월아'하고 이름도 불러준다. 남편 딴에는 귀여움을 담은 애교 목소리인데 아주 경박스럽스럽고 세상 가볍다. 좀 이쁜 목소리로 부르지. 칠월이가 오다가도 도망가겠다.
애기 때 모습이 귀여운 건 고양이가 최고인 것 같다. 야옹야옹하고 귀여운 얼굴로 돌아다니니 남편도 점점 귀여워하고 만져준다.
'우리 집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아. 근데 고양이 자는 시간이 많아서 비교적 편한데도 나는 왜 이렇게 자꾸 피곤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