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이가 우리 집에 온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칠월이는 7월 11일에 우리 집에 왔다. 내가 브런치 작가 선정 이메일을 확인한 날 또한 7월 11일이다.
공교롭게도 기쁘고 반가운 일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아무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안타까운 마음에 데려와서 마음 졸였는데 참 잘 큰다.
마침 브런치 작가 선정이 되었으니 고양이 육아 일기처럼 썼는데 어마어마한 조회수(24만)를 기록했다. 나의 처절한 어린 시절 이야기는 고작 하루조회수가 100에서 왔다 갔다 하고 총조회수는 5천 정도이다.
고양이 글은 올렸다 하면 조회 수가 폭발한다. 고양이 육아일기를 보러 왔다가 내 브런치북도 보는 것 같다. 원래는 브런치북이 메인이고, 고양이 얘기는 그냥 육아일기 수준으로 쓰려했는데, 지금은 칠월이가 메인 주인공이고 내 브런치북은 조연이다.
완전 주객이 전도된 경우이다. 아무려면 어떠랴. 어떠한 경로든 내 글을 읽는 독자가 한 명이라도 더 생기는 것이니 그냥 다 괜찮은 것 같다.
오늘 마침 다이소가 가까이 있어서 뭐 살 것 없나 들렸다. 생전 가보지 않았던 반려동물 코너를 기웃거리게 된다. 정말 뭐가 뭔지 도대체 종류도 많다.
칠월이 데려 오는 결정을 갑작스럽게 하는 바람에 집에 있는 방석에 부드러운 무릎담요로 임시 거처를 마련해서 여태 살았다. 이쁘지도 않고 뭔가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러 가지 중에 바닥 쿠션이 아늑함이 느껴지는 것으로 골랐다. 겉색깔이 빨간색인 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다른 것들은 디자인이 이뻐도 바닥이 얇았다. 백 퍼센트 맘에 드는 게 없다. 최종적으로 칠월이가 편안함을 느낄만한 바닥이 두껍고 폭신한 빨간색으로 샀다. 사료 그릇도 높이가 있는 것으로 한 개 사 왔다. 총 칠천 원이다. 우와 가성비 있다. 이래서 다이소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