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납치된거야"
'어... X발... 어떡하지...'
.
.
.
나의 첫 노가다 현장은 낡아서 겨우 굴러가는 듯한 회색 스타렉스를 타고 15분 정도를 달려서야 도착하게 되었다. 가는 길 내내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일뿐이었다.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 어디로 가는지 조차 아무 정보도 없이 달리는 길은 마치 어딘가로 잡혀가는 듯한 기분만 들뿐이었다. 나의 첫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허름한 건물 곁을 칭칭 감싼 쇠파이프와 방충만 같은 망들이 감싸져 있었고(낙하 추락 방지망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모래판에는 괜히 무거워 보이는 시멘트와 모래 벽돌들이 가득했다.
신경이 예민해 보이는 작업자들은 여기저기 움직이느라 바빠 보였고, 같이 차를 타고 잡혀온(?) 어르신들과 나는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 어느 종이에 사인을 하고서는 안전모와 장갑, 각반을 지급받은 채 따라오라는 현장 소장의 말에 다들 길 잃은 병아리처럼 소장의 발걸음을 졸졸 따라다니기 바빴다. 난생처음 맡아보는 현장의 냄새는 가히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독했고 찌릿했다.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간이용 이동식 화장실이라는 것이었다. 긴장한 탓에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을 찾던 나는 초록색 작은 컨테이너 즉 간이용 화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나오기 직전이었던 오줌이 쏙 들어가 버리고는 '아... 이게 현장이구나...' 다시 한번 여기는 진짜 현장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됐다.
허름한 안전화와 각반을 바지 밑단에 채운 채 목장갑을 단단히 끼고 안전모 턱끈을 꽉 조인 채 한창 공사 중인 건물 내부에 들어섰다. 귀를 강하게 때려대는 높은 데시벨의 기계음과 공중에는 여러 먼지란 먼지들이 휘날리고 있었고 그 먼지들은 코를 찔러대기에 바빠 숨이 턱 막히기 시작했다. 총 5층짜리의 건물이었는데 현장 소장은 1층부터 5층까지 오르면서 우리에게 오늘 할 일을 브리핑해주었다.
"여기 있는 남은 폼들을 아시바를 통해서 각자 받아치기 해서 위로 올려주시고, 이쪽 폼들은 밑으로 내려주시면 됩니다. 간단하죠?"
'폼? 그게 뭐야?' '아시바?? 그건 뭐야?' '받아치기? 그건 또 뭐야' 분명 인력사무소를 가기 전에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서 용어들을 보고 공부했다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들으니 마치 외계어를 듣는 듯했다. 일은 브리핑이 끝나는 동시에 곧바로 시작되었고 노가다 경험이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어르신들의 발에 맞춰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생은 '눈치'만 있으면 반은 간다던가, 서둘러 어르신들이 들어 올리는 걸 똑같이 들어 올렸고 어르신들이 옮기는 곳에 똑같이 옮기기 시작했다.
대략 두 시간은 들고 옮기기에 집중했고, 긴장과 긴장감에 끓어오르는 아드레날린 때문인지 딱히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시간의 절반인 한 시간뿐만이 지났을 때야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 X발, 이게 노가다구나. 이거 잘못됐다. X발...' 차마 말로 뱉지 못해 머릿속은 온통 X발 X발 X발뿐이었다. "아! X발 도망칠까?"
반복되는 비속어를 보여 죄송합니다 ㅠㅠ 리얼함을 보여드리고 싶기에 그래도 양심상 한 글자는 가렸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1-4 까지 진행되는 스토리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제일 충격받았던 '간이 화장실'입니다. 긴 말은 생략하도록 알겠습니다. 자세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진을 이렇게 가져와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된다면 사진은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