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son seabra - trying my best

"But I'm still trying my best"

by 최문한

"But I'm still trying my best"


Anson seabra의 'Trying my best'라는 노래는 우연히 들었던 노래가 내게 맴돌아 계속해서 듣게 되는 나의 플레이리스트 중 하나인데 멜로디와 멜로디에 젖어드는 그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 노래에 대한 해석들과 Anson seabra라는 가수가 누구인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전공은 컴퓨터 공학으로 IT회사에 코딩을 작업으로 삼던 개발자가 밤 몰래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고 SNS를 통해 자신의 노래를 공개하기 시작하자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안정을 포기하고 음악에 올인을 하며 유명한 싱어송라이터가 되었고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던 이제는 사랑받는 위로를 주는 가수다. Anson seabra는 '힘내세요 너도 할 수 있어!'라는 위로가 아닌 자신의 힘들고 슬프고 후회스러운 감정을 잔뜩 집어넣으며 사람들이 '이 사람도 힘들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식의 위로를 넣어주는 후회스러운 위로파 가수이다. *그리고 명곡들이 정말 많다. 나열하기엔 길어지니 유명한 곡을 검색해서 들어도 좋을 것 같다!


내 성격은 ISFP.(모든 isfp가 그런 건 아니라는 건 알아줬으면 한다!) 힘들어도 남들에게 힘들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렇다고 할 것도 없이 지금까지 딱히 '나 힘들어'라고 말할 정도의 힘듦이 딱히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있었어도 잠깐 그뿐이었을 뿐 그냥 살아가다 보니 어느샌가는 '그런 일이 있었구나'하고 가볍게 넘기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서른이라는 나이에 다가가기 시작하자 내 인생에 '힘듦'이 하나 둘 찾아들기 시작했다. 아직 허락하지 않은 힘듦은 현실이라는 굳게 잠가놓은 문을 열고 내게 다가왔다.


한 직장에서 1년 동안 열심히 모아놓은 돈을 잘못된 투자로 모두 잃은 일.

직장을 그만두고 더울 때는 더 뜨겁게 추울 때는 더 시리게 바뀐 노가다 환경.

목수로 전향하고 나서 동료들과 믿어보자 해서 믿었더니 받지 못했던 돈들.

겨우 벌어놓자 다시 빠져나가기 시작한 자산들.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자 막막하기 시작한 현실들.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내 마음에 산 하나가 끝없이 가파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에서 우연히 들려왔던 Trying my best... 그럼에도 나는 누구 앞에서 크게 힘들어하기도 힘들다고 말을 하지도 않고 그저 웃었다. 가끔은 힘든 일을 털어놓을 때도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듯 가벼운 웃음으로, 잔뜩 취했음에도 털어놓는 술 한잔처럼 호탕한 웃음으로 털어놓았다.


그리고 혼자서는 가파른 산을 깎아가기 시작했다. 항상 일이 있을 때면 가리지 않고 일을 나갔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 했다. 다른 일도 알아보고자 취업 관련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하고 싶었던 글도 꾸준히 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솟아버린 산을 다시 혼자서 깎을라니까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몸은 몸대로 체력이 깎이기 시작했고 피곤해진 몸 탓에 오늘만 좀 쉬자라는 스스로 자기 합리화를 통해 정신력 마저 깎여나가기 시작했다.


체력이 깎일 때면 운동을 했고 정신력이 깎일 때면 받아들이고 푹 쉬는 것으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자격증 필기를 붙어 실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되었고, 꾸준히 했던 운동과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한 운동 덕분에 일을 한 후에도 체력이 남아있기 시작했고, 꾸준히 쓰려고 노력했던 글 쓰기는 부족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리기 시작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부의 가치를 올리지 못해도 솟아오른 산의 높이는 조금씩 깎아내려가고 있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져 내려놓을 때 그러다 '나는 특별하지 않구나'스스로 생각한다. 그런데 요즈음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지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 나와 같은 사람이 있고, 나보다 더 높은 산을 깎아내려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껴간다. 그런데 그들은 적어도 내 눈에 보였던 그들은 하나 같이 웃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웃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강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나도 동기부여를 받는다. 저들도 웃는데 내 입꼬리가 뭐라고 중립에서 아래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최대한 위로 바짝 당기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최선의 값이 따라올 거라 생각이 든다. 턱은 당기고 입꼬리는 바짝 위로! 때로는 그저 멍청하게 웃어봐야지! '웃으면 복이 온다!' 때로는 존나 멍청하게 웃어보자 저 산 높이 쌓인 복들 좀 끌어오게.


Trying my best to be okay

Trying my best but every day, it's so hard

괜찮아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어요

애쓰고 있지만 매일매일이 참 쉽지가 않네요


I don't know what to do anymore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Sometimes I feel like giving up

가끔은 포기하고 싶어


"But I'm still trying my best"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


<Trying my best 가사 구절 중>


I guess Peter Pan was right

Growing up's a waste of time

So I think I'll fly away

Set a course for brighter days

피터팬의 말이 맞았던 것 같아

어른이 된다는 건 시간 낭비였어

그래서 나도 저 멀리 날아갈까

더 밝은 미래를 목적지로 정하고


...


Growing up's a waste of time.

어른이 되는 건 시간 낭비야


The world's not kind like we thought it would be

세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친절하지 않아


-Peter Pan was right 가사 구절 중-



도통 힘든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성격이라 글로도 힘든 얘기를 푼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괜한 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 인생이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닌데 글로 푼다는 건 괜히 심오해야 할 것 같고 감성적이어야 할 것 같고 더 더 더 힘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힘든 얘기도 하면 존나 멍청한 막말로 (이미 막말을 했지만) 존나게 밝은 글도 써야겠다. 그래야 나도 밝아질 테니 말이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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