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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hayn Apr 17. 2023

역사의 버드름을 따라

광주비엔날레 ‘회전축 pivots’들


광주비엔날레

2023. 04. 07 - 07. 09

양림역사문화마을외 광주 일원



양림산 기슭에 있는 양림동은 광주 근대역사의 보고(寶庫)로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과 기독교 선교사들의 복음 역사를 담고 있다. 1904년 유진 벨, 오웬 등의 서양인 선교사들이 이곳에 모여 교회, 학교, 병원을 개설함으로써 시민들의 어려움을 살폈는데 그때 지은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양림’은 산 능선이 밖으로 뻗어나간 것을 의미하는 ‘버드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양림산에서 시작된 산 능선이 광주천에 닿은 모습을 표현한다.



선교사들 사택 사이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그 이름처럼 다각적이고 다면적인 사고로 접근하는 모든 문화 활동을 지원한다. 원래 원요한 선교사 사택으로 쓰이던 작은 공간을 증축해 오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아마존 지역 풍경에 대한 회화적 해석을 담고 있는 작업부터 소설가 한강의 작품 『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 바다 위 부유물로부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색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해 고찰하는 작업을 전시한다.




특히 전시장 벽과 천장을 가득 채운 비비안 수터의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은 나무 바닥을 포함한 건물의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과테말라 커피 농장이었던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각각의 그림은 독특하고 개별적이지만, 함께 걸린 여러 그림과 배치 방식에 따라 무한히 새로운 관련성을 갖게 된다. 재맥락화가 시사하는 열린 가능성은 작가에게 민주성을 뜻한다. (장소에 따라 재맥락화되고 그때마다 변형을 허용한다는게 ‘민주성’을 의미한다는 점은 동감이 되지 않지만 마을의 역사와 포근한 분위기, 호랑가시나무 그리고 가득찬 작품과 햇살은 아픈 발을 잠시나마 잊게할만큼 너무 좋았다는 !)



광주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장소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과 국립광주박물관과 무각사, 예술공간 집은 비엔날레의 ‘회전축 pivots’을 담당하며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라는 주제에 대한 창조적 에너지가 교차하는 합류점과 진입점을 제공한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는 정재철, 앤 덕희 조던, 김영재, 모리 유코, 비비안 수터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회전축


/ 국립광주박물관

구철우, 제임스 티. 홍, 유키 키하라, 김기라, 캔디스 린, 소핍 핏

사진: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 무각사

흐엉 도딘, 탈로이 하비니, 홍이현속, 류젠화, 앙헬리카 세레, 다야니타 싱




/ 예술공간 집

나임 모하이멘




/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정재철, 앤 덕희 조던, 김영재, 모리 유코, 비비안 수터





글, 사진 : 문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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