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의 진화론의 따뜻한 버전
이번 독서모임은 발제와 진행에서 문제가 있었던 모임인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전체적인 감상과 내용에 대한 토론에서 너무 자기주장과 변명을 하는 모임이어서 불편하지 않았을지 걱정스럽고 죄송스럽습니다.
책에 대한 전체적인 반응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시야가 넓혀지는 느낌이 있으셨다는 얘기도 있었고, 도입을 개로 시작해서 자기가축화로 이어지는 흐름을 좋게 얘기해 주셔서 책을 추천한 입장에서 좋았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인간을 너무나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약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가축화라는 이론을 통해서 다정함을 진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내세운 부분에 대한 반박하고 싶은 마음에서 긍정성으로 답변하는 분들에 대해서 대립하여 쓸데없는 논쟁이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나에게 이번 모임은 나 자신이 기본적으로 동물과 인간들은 이기적인 부분이 강할 것이라는 의견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토론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나눔, 관용, 협력을 위해서는 개인의 이기성을 집단을 위한 이타성으로 대체해야 할 텐데, 그런 이타성을 가진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존재로 인해서 항상 조심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세계관을 가진 사람인 것을 깨닫는 계기였다는 데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자유영혼님의 세계관을 일부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견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인류는 생존이 최우선과제였고, 약한 인류가 살아남는 방식으로 선택한 군집과 협력하는 집단사회에서 뛰어난 자가 권력을 쟁취하고, 착취를 위해서 우생학과 같은 논리를 지지하는 어두운 본성이 나타난다는 흐름의 부분에 공감이 갔습니다. 인류의 역사에 전쟁, 다툼, 편견을 통한 이합집산은 확실히 역사 전체에 드러나는 내용입니다.
한편으로는 협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서 이 책의 긍정적 의견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는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기가축화를 통한 사람들의 변화 과정과 외부집단에 대한 비인간화를 얘기하면서 독일의 강제수용소에 근무하는 독일장교의 집의 얘기를 다루는 '인터리스트'라는 영화 얘기도 나왔고, 이 얘기에서 인그룹과 아웃그룹으로 나누고, 아웃그룹을 비인간화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는 좋은 예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발제자 측면에서 반박하면서 읽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C-팝님처럼 책을 읽고 좁아지던 마음이 더 넓어지고, 얼굴이 더 부드러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나은 발제와 운영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