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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Aug 12. 2024

Tango 걷기

무슨 걸음에 신경써야 할 세부적인 것이 그렇게 많은지?

단전호흡을 배울 때가 생각난다. 호흡하는 법에 신경 써야 할 것이 그렇게 많은 줄은 배우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들숨, 멈춤, 날숨에 따라 단전으로 숨을 깊이 들여 마시고, 그 에너지를 단전에서 조금씩 내뱉는데, 멈추는 시간, 내뱉는 시간을 일정하게 함으로써 올바른 호흡을 할 수 있다고 하고 평상시에 그런 호흡을 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연스러운 호흡이 중요하지, 괜히 시간 재고 일정한 호흡을 하려고 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온다고도 했다. 누구는 호흡이란 이런 것이다, 다른 사람은 호흡이란 저런 것이다고 말하면서 어떤 호흡이 좋은 호흡인지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땅고를 배우러 가서 걷기를 배우면서 단전호흡의 호흡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걷는다는 것의 원래 목적은 이동이다. 4족 보행을 하던 침팬지, 유인원 시절에서 2족 보행으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걷기는 4족 보행보다는 에너지를 훨씬 덜 쓸 수 있는 방향의 2족 보행으로 변형되었다고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런 걷기가 소셜댄스라는 땅고나 살사에서는 상대편과 시선 맞추기와 정보전달이라는 추가적인 목적이 더해진다. (어쩌면 타인에게 보여지는 아름다움이라는 또다른 차원이 포함될 수도 있겠다.)


상대편과 같이 걷기 위해서는 상체의 흔들림이 적은 것이 좋다. 그래서 살사에서는 하체의 흔들림을 골반의 비틀림으로 마주 보는 파트너와의 시선 흔들림을 최소화시키는 베이직을 연습한다고 배웠다. 땅고에서의 걸음은 걸음걸이에 정보전달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상체의 상하 흔들림은 최소한으로 하고, 앞, 뒤, 옆쪽으로의 이동에 대한 전조가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자연스럽게 걷는 것에 더해서 정보전달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선 자세에서부터 상체가 미세하게 앞으로 나간 자세여야 할 것 같다. 이에 더해서 상체와 발이 같이 나아간다는 사인을 주면서 남아있는 뒷발에서 쭉 밀어주면서 한 걸음이 완성되어야 하는 것 같다.


이것을 혼자 걸을 때 연습하다 보면, '쭉 밀어주는 힘이 없어 보인다.', '발이 먼저 나가는 것 같다.', '걸음이 끊어지는 것 같다.' 등등의 얘기를 듣게 된다. 또한, 파트너와 같이 걷다 보니, 발을 밟지 않기 위해서 8 자 걸음으로 좌우를 밟으면서 걷는 실수도 일어난다. 상체를 세우고 허리를 펴라는 얘기를 듣고 어깨를 세우고 가슴을 내밀면, '가슴이 아니라 배를 내밀었고, 등이 뒤로 넘어갔다.'는 얘기도 듣는다. 바로 서기도 어렵고, 바로 걷기도 어렵다. 걸음을 떼고, 디디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여기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한 발에 체중이 실리고 흔들림이 없는 것이 될 것이다.


가. 걸음에서 우선은 바르게 서야 한다. (1. 몸을 세운다. 2. 가슴은 펴고, 3. 어깨에는 힘을 빼고, 4. 발은 뒤꿈치를 붙인다., 5. 체중은 앞뒤로 따진다면 약간 앞쪽에 추가 더 실린 자세가 될 것이다.) 

나. 1. 상체와 같이 발이 앞으로 나아간다. (이때 앞꿈치는 들리지 않고 바닥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2. 뒷발에서 밀어주는 듯한 느낌으로 앞발을 쭉 뻗어준다., 3. 디딤발에 전체 체중이 실리면서 지면을 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것을 어떤 분은 N박자라고 하신듯....원N투...)이 필요할 듯하다. 4. 뒤의 발이 지면을 쓸듯이 다가와서 앞발의 복숭아뼈를 스치는 느낌으로 붙는다. 5. 다음 발이 어디로도 갈 수 있는 프리가 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을 것

다. 가와 나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라. 여기에 음악이라는 외부변수가 또 들어간다.


내가 Tango 걷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 건 어떤 사람으로부터 내가 연습하는 걷기에 대해서 그렇게 연습하면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걷기 연습이 아니면 아무리 연습하더라도 태, 멋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얘기에 대해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다툴만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면서 넘어갔다.


소셜댄스를 추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잘 추는 사람과 멋있게 추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잘 추는 사람과 멋있게 추는 사람들에 대해서 10명이 똑같이 생각하느냐고 하면, 그건 좀 다른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은 비슷하게 저 사람이 더 잘춘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미묘하게 나는 다른 쪽이 더 잘추고 마음에 든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멋있고, 우아할까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전문가는 걸음에 대해서 또 다른 포인트의 중요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걸음에서 리듬감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세의 중요성보다도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할 사람도 있을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전문가에 따라서 중요시하는 포인트는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자신의 걸음걸이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나만의 멋을 찾아야 할 것이고, 그 멋을 춤추면서 구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방식과 주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들을 듣고, 살피면서 계속적인 변화를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이해하기 위한 수업도 듣고, 내 코어 근육이 걸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에 대한 이해, 나의 걸음에 대한 이해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닫지도 않는 그 어느 가운데의 중용의 길을 찾아야 할 것 같다.


<2024.08.12 언젠가 이 글을 읽으면서 이불킥을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좀 된다. 위의 글은 생각이 바뀌면 첨삭을 통해서 바꿔 적을 예정이오니, 혹시 보시는 땅고 고수분이 이 부분은 아니라는 점을 발견하시면 꼭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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