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y Sep 03. 2024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사람들

동호회라는 것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플래시 몹을 하듯이 모여서 한 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이 지나면 각자의 갈 길을 떠나는 것이 인생의 한 순간에 일어나는 '한여름 밤의 꿈'같은 이벤트이다. 그렇지만, 좋았던 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이지 않게 될 때, 느끼게 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아련하고도 쓴 맛을 마음에 무늬처럼 스며들게 한다.


옛 말에 '옷깃을 스친 것도 인연인데...'라는 말에 대한 해석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보통 옷깃을 소매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옷깃은 가슴께의 옷자락이라고 수정을 했던 게 기억이 남는다. 그래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인연이 있다는 말이라기보다는 가슴을 맞대고 서로 껴안을 수 있을 정도의 꽤 깊은 인연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생각해 보면 땅고를 배우면서 만났던 사람들은 이 옷깃을 스쳤다. 사실은 꽤 많이 부대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각자의 사정으로 조금씩 멀어질 때는 인연의 실이 하나씩 옅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더 남는 것 같기도 하다.


초급을 함께했던 쌉이 '앞으로 땅고를 즐기는 땅고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말속에 많은 사람들이 그 길에서 떠나갈 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담겨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쉬움과 함께, 같이 노력해서 이루어냈던 130기의 멋진 파티를 기억하며, 9월 7일에 130기 MT에서 많은 동기들이 참여하여 그동안 옷깃을 스쳤던 인연들과 조그마한 연줄이 이어져서 땅고 친구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조그마한 바람이 생긴다.


내가 들어온 땅고 동호회는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땅고 문화에 젖어 들어 배우기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 운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가려고 할 때,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한주 내내 땅고를 생각하고 같이 연습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또한 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배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는 사람의 의지와 그 사람이 배우려는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데 그런 점에서 이 시스템에서 문제는 나의 의지라고 생각된다. 내가 조금의 의지와 시간을 내고, 같이 하고자 하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을 같이 배웠던,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알고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발표회도 있고, 1주년 파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함께할 수 있는,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발표회를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응원하러 와서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면서 발표하는 사람들과 연습도 같이 하면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기억은 머리에, 추억은 가슴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