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소명을 발견하고 그 소명을 이룬 행운아 앤드류 와일즈
저는 독서모임에서 발제를 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보통 제가 책을 읽을 때마다, 제대로 읽었는지, 중요한 요점을 놓친 것은 아닌지, 발제문의 방향이 전체적인 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되는 것은 아닌 지 등 여러 가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더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대화를 하도록 하는 질문이 무엇인지 찾는 것도 그다지 능숙하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의 독서모임에서의 역할은 서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는 칭찬이 경청을 잘한다는 얘기였기도 했고, 누군가의 말속에서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배우고 나를 살피는 것이 내 독서의 목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8월의 추천 책과 관련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발제를 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저에게 이 책은 너무 재미있었고, 주변의 사람들은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를 들어보고 싶은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물론, 수학이라는 분야 자체를 거북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기회가 되어서 이 책으로 발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소개할 때, 수학책이라기보다는 전기와 같은 책이라고 말했었는데, 다시 읽다 보니 책에 대한 인상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학의 역사책이라는 소개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피타고라스라를 비롯한 여러 수학사의 전설적인 인물들의 숨겨진 에피소드들과 앤드류 와일즈까지 이르는 동안의 수학자들의 노력들이 블록처럼 하나씩 쌓여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350년의 수학의 불가사의를 풀어나가는 열쇠들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미스터리 퍼즐책을 푸는 것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각 시대마다 나타나는 수학자들이 얼마나 수학에 몰입했는지, 그로 인해서 만들어진 수학의 역사들이 어느 곳을 향해 가는 것인지 두 번을 읽었지만, 아직도 수학적인 논리 해석을 완전히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수학의 대단함에 대한 예찬을 듣다 보면 수학이라는 것을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것도 같습니다.
앤드류 와일즈의 케임브리지에서의 위대한 강의 때는 소름이 돋기도 하고, 오류를 해결하지 못하고 비난이 쇄도하고 포기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결론을 알면서도 조마조마하게 읽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완전한 정리 후의 허전함과 자유에 대한 표현에서는 멋진 삶을 살고 자신의 본분을 다한 한 명의 이상적인 인간을 바라보는 경이와 부러움도 있습니다.
연필과 종이만을 이용한 인간이성의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을 썼던 분이 있는데, 뭔가 그런 것이 보이는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처음은 이 책에 대한 짧은 소감과 자기소개로 시작하겠습니다.>
1. 수학이 객관성을 가지고 절대의 진리를 찾아내는 방법이라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피타고라스는 '수학이란 모든 학문 분야 중에서 가장 철저하게 개인적 주관을 배척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 수학이론의 타당성 여부는 개인적인 사견과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논리의 구성에 달려 있다. ~~~ 인간의 어설픈 분별력을 초월하여 절대의 진리를 찾아내는 방법 - 그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것이다. (57)
쿠르트 괴델 : 완전하고도 모순 없는 수학체계를 세우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
제1정리 공리에서 출발한 모순 없는 이론적 체계에는 증명할 수 없고 반증도 할 수 없는 정리가 반드시 존재한다.
제2 정리 공리에서 출발한 이론의 타당성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P207)
이것은 공리 자체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 다만 그것을 증명할 수 없을 뿐이다. 저명한 정수론 학자인 앙드레 베유는 이렇게 말했다. "수학이 완전하기 때문에 신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완전성을 증명할 수 없기에 악마 역시 존재한다." (P208)
2. 무엇이 역사상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수학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었을까요? 수학을 좋아하게 되는 사람과 싫어하게 되는 사람은 어떻게 나눠질까요?
소피 제르맹이 수학에 뛰어든 이유 : 아르키메데스의 죽음. 땅바닥에 도형을 그려놓고 기하 문제에 몰두하고 있다가 병사의 물음에 답하지 않아서 (P155~156)
14~15 퍼즐 : 그것은 대가성이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발견을 이루어냈을 때 느끼는 즐거움, 이것이야 말로 수학의 진정한 존재 가치이다. ~~~ 자신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만족감만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 (P214, 215)
어두운 아파트 : "무언가 극적인 발견이 이루어지는 거죠. 이때 느끼는 흥분감은 아주 순간적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 이틀 정도 지속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흥분감은 암흑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낸 경험자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세월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지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겁니다." (P323)
와일즈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환희의 순간이었다. 그는 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격해져서 지금도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너무나 간결하면서 또 너무나도 우아했어요. 왜 이 사실을 진작 발견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너무도 기쁘고 어이가 없어서 계산 결과를 한 20분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 수학과 건물 내의 복도를 이리저리 거닐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제가 발견한 것이 아직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꿈을 꾼 건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그런데 그 아름다운 녀석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더군요. 저는 너무 흥분해서 정신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제 연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지요. 앞으로 제가 어떤 발견을 한다 해도 그런 정도의 환희는 두 번 다시 느껴보지 못할 겁니다. (P368)
3. 수학적 계산과 직관적 이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수학적 계산과 직관적 이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 ~~~ 직관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는 확률 문제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 '생일 분포'~~~ (P77)
독서모임의 다른 분이 제안했던 질문입니다. <0.9999.....= 1 무한이 1에 한없이 가까워지면 1이 된다는 것, 0이라는 숫자의 의미, 음의 정수.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뺀다는 것이 직관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4.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총평과 감상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환희의 순간들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책으로 알게 된 몰입(=flow)이 한국의 황농문 박사의 몰입으로 연결되다가 그 몰입을 8년이나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의 사례를 책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너무 놀랍고 부러웠다. 8년의 몰입을 통해서 150페이지에 이르는 수학의 증명을 해내고, 그 증명에서 조그마한 오류로 다시 1년의 고통을 받는 순간까지 정말 각본 없이 만들어지는 드라마와 같았다. 최종적으로 증명을 위해서 고통받는 앤드류 와일즈에게 공감을 넘어선 감정공유를 하고, 마침내 증명을 끝내고 그 환희에 꿈인지 생시인지를 몰랐다는 대목에서는 온몸에서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목표라는 것을 가질 수 있고, 그 목표를 온전히 이룰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것이 350년간 미제였던 문제의 해결이었다면, 그 해결을 위해서 자나 깨나 내 온 존재를 던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그 목표를 달성하여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경이에 가득 찬 격려를 받을 수 있다면 그 기쁨과 환희는 어떤 느낌일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이 책은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내가 무언가에 의기소침하고, 기분이 다운되었을 때, 앤드류 와일즈의 그 찬란한 순간을 읽는 것만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서 다시 시도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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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는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 나는 내 질문을 받은 수학자들이 머릿속에서 질문의 요지를 분석하고 올바른 답을 찾는 동안 한참을 기다리곤 했다. 그렇게 뜸을 들인 뒤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답은 한결같이 명료하고 정확했다. ~~~ 그저 잘못된 서술을 피하려는 것뿐이라고 했다. (P13)
피타고라스의 철학자의 정의 : 인생이란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운동경기와 비슷합니다. 이렇게 많은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떤 이는 재물을 구하는 일에 몰두하고 또 어떤 이는 명예와 영광을 얻으려는 야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어떤 이는 재물을 탐하고 또 어떤 이는 권력과 군세를 향한 맹목적 정열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가장 현명한 이는 삶 자체의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지혜를 사랑하고, 자연의 비밀을 탐구하는 열정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입니다.(P35)
화성학 - 피타고라스는 물리적 현상을 지배하는 수학 법칙을 찾아낸 최초의 인간이다. 수학과 과학 사이에 결코 뗄 수 없는 근본적 상관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P42)
수학의 진위여부는 그것을 증명하는 데 사용한 논리의 타당성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그리하여 일단 증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것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진리로 남는다. (P48)
과학이 진행되는 방식은 사법체계와 매우 비슷하다. 하나의 과학이론에 대하여 인간이 제시할 수 있는"모든 가능한 의문점"들을 풀어주는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면 그 이론은 타당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수학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하나의 수학적 정리는 엉성한 실험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도 면밀한 논리에 의해 그 타당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P51)
피타고라스는 '수학이란 모든 학문 분야 중에서 가장 철저하게 개인적 주관을 배척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 수학이론의 타당성 여부는 개인적인 사견과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논리의 구성에 달려 있다. ~~~ 인간의 어설픈 분별력을 초월하여 절대의 진리를 찾아내는 방법 - 그것이 바로 수학이라는 것이다. (57)
페르마가 빠른 속도로 출세 가도를 달린 끝에~~~ 그가 이토록 출세한 이유는 그의 야망 때문이 아니라 건강한 육체 덕분이었다. 당시 전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으로 상당수의 사람이 죽어 나갔기 때문에....(P70)
메르센 신부 : 학계의 비밀스러운 풍조를 타파하고 수학자들이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자신이 만들어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 정기적 토론회, 프랑스 학술원, ~~~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수학계와 인류에게 도움이 된다는 투철한 믿음 하나로 끝까지 밀고 나갔다. (73)
수학적 계산과 직관적 이해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 ~~~ 직관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는 확률 문제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 '생일 분포'~~~ (P77)
힌두의 수학자들은 0에 숫자들을 구별하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고유한 수임을 간파했다. ~~~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수이다. 이전까지는 전혀 구체화할 수 없었던 무의 개념은 0의 등장과 함께 비로소 실제적인 기호로 표현할 수 있었다. (93)
수학이라는 어휘에 '0'이라는 수를 추가함과 동시에 그리스식 기호와 사용이 불편한 로마식 숫자 표기법을 과감하게 버리고 그들이 고안한 새로운 숫자 표기법을 사용했다. ~~~ 학문적 언어는 섬세하고 유연해야 한다. (94)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에 옮기지는 않겠다. (P102)
정리는 수학의 근본을 이루는 기초이다. 이것이 완벽한 진실로 판명이 되어야만 그 위에 새로운 기초를 안전하게 쌓아나갈 수 있다. 완벽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는 결코 정리가 될 수 없으며, 수학자들은 이런 불완전한 아이디어를 가리켜 추론이라고 한다. (P108)
수학을 여행에 비교한다면 그것은 잘 닦인 고속도로를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 낯선 황무지를 정처 없이 헤매는 방랑길과 비슷하다. (P113)
18세기의 수학자는 전문성을 띤 문제해결사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수에 관한 사람들의 개념은 이 시대에 엄청난 변화를 겪었는데, 변화의 주된 원인은 바로 한 사람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 경 때문이었다. (P119)
17세기 독일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 허수란 존재와 비존재 사이를 넘나드는 신성한 존재가 자신의 존재를 인간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멋진 도구이다. (P133)
오일러는 두 눈을 모두 잃은 뒤에도 7년 동안 수학 연구를 계속했다. 그가 수학계에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것도 이 무렵이었다. (P137)
오일러의 죽음에 대한 수리철학자 콩도르세 후작의 말 : 오일러는 삶과 계산을 멈추었습니다. (P138) // "스티브 잡스 로그 아웃"이 떠오르는 문장
소수는 정수론의 건물을 짓는 데 사용되는 블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P140)
소피 제르맹이 수학에 뛰어든 이유 : 아르키메데스의 죽음. 땅바닥에 도형을 그려놓고 기하 문제에 몰두하고 있다가 병사의 물음에 답하지 않아서 (P155~156)
논리수학자들은 더 이상 증명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그들은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진리라고 가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거기에는 '공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P195)
전체 수학체계에서 두 가지 요소의 입증. 첫째, 수학은 모든 가능한 질문에 적어도 이론적으로나마 해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수학은 자체 모순이 없어야 한다. (P196)
힐베르트의 묘비명 :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결국 알게 될 것이다. (P197)
쿠르트 괴델 : 완전하고도 모순 없는 수학체계를 세우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 제1정리 공리에서 출발한 모순 없는 이론적 체계에는 증명할 수 없고 반증도 할 수 없는 정리가 반드시 존재한다. 제2 정리 공리에서 출발한 이론의 타당성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P207)
이것은 공리 자체가 틀렸다는 뜻이 아니다. ~~~ 다만 그것을 증명할 수 없을 뿐이다. 저명한 정수론 학자인 앙드레 베유는 이렇게 말했다. "수학이 완전하기 때문에 신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 완전성을 증명할 수 없기에 악마 역시 존재한다." (P208)
14~15 퍼즐 : 그것은 대가성이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 새로운 발견을 이루어냈을 때 느끼는 즐거움, 이것. 이야말로 수학의 진정한 존재 가치이다. ~~~ 자신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만족감만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 (P214, 215)
전혀 다르게 보였던 분야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통합된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는 뜻이며, 따라서 이것은 학문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빛의 정체 : 빛이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 파동처럼 진행하는 일종의 전자기파 (P261)
다니야마 유타카의 유언 : 나의 죽음이 그 사람들의 앞날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신 행위임이 분명하다. (P265)
켄 리벳 :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은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독한 싸움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겠지요. 앤드루 와일즈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P282)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려면 한 문제에 완전히 집중한 채로 엄청난 시간을 인내해야만 합니다.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그 문제만 생각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완전한 집중, 그 자체이지요. 그런 다음에 생각을 멈추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 무의식이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때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게 되지요. 완전한 집중 뒤의 휴식. (P288)
"풀리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에 제가 어떻게 그토록 집요하게 매달릴 수 있었는지 의아해하실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저 이 문제와 씨름을 벌이는 그 자체가 즐거웠어요. 완전히 몰두했던 거지요. 제가 생각했던 방법을 초지일관 밀고 나가면, <다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나 <페르마의 마지막정리>를 증명하지는 못한다 해도 결국엔 무언가를 증명하게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P316)
갈림길이 나타날 때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으며 회의적인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을 추스르며 스스로를 이겨내야 했다. (P322)
어두운 아파트 : "무언가 극적인 발견이 이루어지는 거죠. 이때 느끼는 흥분감은 아주 순간적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 이틀 정도 지속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흥분감은 암흑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낸 경험자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세월에 대한 최고의 보상이지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겁니다." (P323)
제가 마지막으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칠판에 쓰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겠습니다. ' 그랬더니 갑자기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지더군요. (P337)
와일즈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환희의 순간이었다. 그는 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격해져서 지금도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너무나 간결하면서 또 너무나도 우아했어요. 왜 이 사실을 진작 발견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너무도 기쁘고 어이가 없어서 계산 결과를 한 20분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 수학과 건물 내의 복도를 이리저리 거닐다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제가 발견한 것이 아직 그대로 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꿈을 꾼 건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그런데 그 아름다운 녀석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더군요. 저는 너무 흥분해서 정신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제 연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지요. 앞으로 제가 어떤 발견을 한다 해도 그런 정도의 환희는 두 번 다시 느껴보지 못할 겁니다. (P368)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에는 일종의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8년 동안 한 가지 문제만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단 한시도 그 문제를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만으로 보낸 시간치고는 꽤 긴 시간이었지요. 저의 여행은 이제 끝났습니다. 마음이 아주 편안하군요. (P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