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가 아닌 기업가가 쓴 뇌인지신경과학, 세상에 천재는 많다.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송윤근
토론도서 : 지능의 기원(맥스 베넷)
참석자 : 아이스크림, 이득은, 가볍게, 박선희, 송윤근, 무우니 6명
다시 한번 멋진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들 어디서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지 독서모임에서 추천을 받고 이런 책들을 발견할 때마도 놀랍고, 고맙습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 기업 알비의 최고경영자인 저자가 신경과학 관점에서 지능의 탄생과 역사를 기술한 책이라고 합니다. 맥스 배넷은 6억 년~5.5억 년 전에 시작된 진화과정을 따라서 진화의 분기점마다 나타나는 뇌의 변화를 통해서 현대의 인간에 이르는 지능의 특별한 점들을 밝혀나갑니다. 저자의 목표는 명확해 보입니다. '우주가족 젯슨'에서 나왔던 로지라는 자율로봇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너무나 많은 대단한 사람들이 극찬했으므로 반박의 여지는 없어 보입니만, 내가 이 책을 다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지식이 많다는 것만은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독서의 의의를 찾습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뇌과학과 AI에 대한 인상을 변화시키는 문장들이 넘쳐났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혁신 #1 조종이라는 부분이 지능의 기원이라는 이 책의 제목에 가장 적합했다고 생각됩니다. 독서모임에 참석했던 다른 분들도 동일하게 지적했듯이 저자의 혁신 #1은 어느 책에서도 보기 힘든 독창적인 주장이었다고 동의합니다.
지구 45억 년의 역사에서 어느 시점에 생명체가 생겨나고, 원핵생물에서 포식을 통한 진핵생물이 만들어졌을 때, 어떤 생물은 머무르기를 선택하고, 어떤 생물은 적극적인 먹이를 찾는 방향으로 분기가 되었습니다. 마치 현재의 식물과 동물의 큰 분기처럼, 진화의 어느 시점에서 어떤 생명체는 머물러서 찾아오는 먹이를 기다리는 방향을 선택했고, 어떤 생명체는 먹이를 찾는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 적극적인 먹이 찾기를 결정했던 생명체가 우리 인간의 진화적 선조가 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생명체를 방사형과 좌우대칭형의 2종류로 나누는 분류는 독특하면서도 다른 방향의 진화는 없었을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움직임을 선택한 생명체가 가장 적은 진화자원을 들여서 만들 수 있는 형태가 좌우대칭형이라는 것에는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움직임을 방사형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방으로 센서가 있어야 할 것이고, 움직이는 동력도 여러 개가 있어야 할 것이니, 정확히 움직일 방향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으로 앞과 뒤가 나눠지는 좌우대칭형이 최적의 진화였다는 설득입니다.
움직이겠다는 결정에서 생각해 보면 지능의 필요성이 나타납니다. 움직이는 이유는 먹이를 적극적으로 찾기 위한 것이고, 먹이를 찾기 위해서는 먹이를 발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먹이를 발견할 수 있는 후각, 촉각, 파동을 느낄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할 것이고, 그 센서를 통해서 더 가능성이 높은 방향을 결정할 조종실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귀결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뇌라는 기관이 생기게 된 이유라는 것으로 이끌어지는 논리에는 빈틈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뇌는 모든 정보를 받아들여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힘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이동하는 동물의 조종실이었다는 주장은 이렇게 세밀한 방식으로 진화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끌어집니다. 여기서 정동이라는 개념도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감정가와 각성이라는 것이 어느 쪽이 유리하다는 감정을 한 이후에 각성도에 따라 움직임의 힘을 정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정동에서 감정의 분화가 일어나게 되는 단계들도 정말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의 두 번째 혁신은 파블로프로 시작된 학습심리학의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스캐너의 비둘기 실험, 물고기 실험의 내용들은 이전에 읽었던 내용이었지만, 저자는 그 실험의 의미를 살짝 비틀어 설명을 합니다. 이 실험이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는가라는 점에서 신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3~5번까지의 혁신은 아주 처음 듣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지만, 재미있는 내용으로 가득했다는 데는 독서모임에서도 공감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너무 많은 주제들을 짚으면서 넘어가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게 되었습니다.
뒤풀이에서 내가 이해한 내용들을 공유하다가 책에 대한 이해가 더 달라진 것이 좋았습니다. '종이클립문제'를 통해서 인공지능에서 맥락을 이해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종이클립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줘!"라는 명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한 화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어떤 수단을 통해서 얼마 정도를 어느 시간까지 만들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인공지능 어야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명령이 미치는 영향력에 속한 모든 사람들과 지구와 우주의 관계까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공지능이라면 과도하게 많은 종이 클립을 가차 없이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챗GPT3가 나왔을 때, 창문 없는 지하실에서 하늘을 본다는 답변이 있었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실질적인 행동과 경험을 통한 지식이 아닌 책으로 읽은 지하실이라는 개념을 가진 것이 인공지능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이후 로봇청소기를 다시 보게 됩니다. 현대의 로봇청소기는 주변 환경을 맵핑하는 혁신 3단계의 어느 부위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어디까지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그때, 인간의 효용성은 무엇일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공지능과 기술에 압도당하지 않고, 인간 지능의 본질을 재발견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세지를 품고 있다. (P14)
정재승 교수님의 위의 문장이, 특히, '인공지능과 기술에 압도당하지 않고'라는 부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뇌과학과 관련하여 읽었던 많은 책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훌륭한 문장과 설득력 있는 해석과 흐른 으로 몰입하게 합니다. 좋은 책으로 다양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