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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Feb 26. 2023

내가 사랑하는 일요일 오전

한주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내기

일요일 오전 항상 일찍 일어나던 날에서 벗어나 아침 8시경 눈이 떠진다. 푹 자고 일어나서 개운한 느낌과 나른하고 편안함을 주는 햇살이 모두 좋다. 한 주가 지나가고, 2월의 마지막 주,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는 주가 기다리고 있다. 직장인들의 꿈과 희망인 휴일이 험프데이(=수요일)에 끼어있다. 부담 없는 한 주가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이 더 가볍다.


지난주는 내가 작아지고, 다른 사람들이 커지는 시간이었다. 나의 장점은 미미하고, 다른 사람들의 성취는 모두 다 커 보이는 시기가 있다. 이런 자기 비하의 시간이 길어지면 우울해지고, 자신감도 줄어들고, 의욕이 떨어진다. 


계속 느끼는 부분이지만, 우리의 발달된 인터넷 환경은 타인의 과장된 행복에 너무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휴대폰만 열면, 멋진 인생의 한 장면을 사진 찍어서 올려주는 다양한 잘 사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만날 수 있다. 블로그만 봐도 글 잘 쓰고, 구독자 넘치는 돈 잘 버는 부자들을 초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를 통해서 100만 명 이상 본 영상은 너무 많아서 다 찾아볼 수도 없다. 이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성취가 높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정말 "Loser"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순간인 것이다. 


나는 나의 삶에서의 어려움과 고민들을 잘 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인터넷 환경을 통해서 나의 삶만큼 깊은 속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나의 괴로움이 크고, 타인의 행복은 거대하다는 생각이 고착된다. 이 생각은 내 삶을 더 힘들게 만들 뿐이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의 성취가 작은 것이 아니고 내가 처한 상황이 비교열위에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마음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평안을 얻을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가 불행으로 이끄는 정신건강에 유해한 행위라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동적인 행동이라서 억지로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움직이는지 아니면 멈춰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고정되어 있는 사물과 나와의 비교를 통해서이다. 기차에서 다른 기차가 움직이고 있을 때, 우리 기차가 움직이는지 상대편 기차가 움직이는지 순간적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우리의 뇌는 주변 상황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해석을 통해서 나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나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비교기준을 끊임없이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 기준이 나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 때도 있고, 나보다 좋지 않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일 때도 있고, 더 나은 상황에 있는 사람일 경우도 있다.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주의를 집중하다 보면 지난주의 나와 같은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사례, 본받고 싶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모두 다 나보다 더 열심히, 잘 살고 있는 듯이 느껴지는 것이다. 비교기준을 평상시의 내가 아닌 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로 맞추고 더 나아지려는 추동력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조금 높은 목표는 뛸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느낌이 들면 기운이 빠지고 노력에 쏟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 핑곗거리를 만들어 내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특별하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 노력한다고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 그냥 살던 데로 살자.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했다. 이런 마음속의 소음이 원래의 내가 하고자 했던 노력에 대한 의지를 깎아 낸다.


오늘 이런 때를 위해서 배웠던 것 같은 문구 하나가 떠오른다.


"백척간두 진일보" 

무협지에서도 나오고, 불교수행에서도 나오는 말이다. 수행을 함에 있어서 위태로운 지경에서 한발 더 나아가라는 말이다. 이 말과 유사한 경우가 자기 계발서적에서는 다양한 용어로 나온다. 물리학에서 나오는 "상전이" "물은 99도에서 끓지 않고 100도가 되어야 끓는다."는 말도 백척간두, 마지막 최선을 다한 순간에 한 발을 더 내딛으라는 말과 일치하는 말인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지난주에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은 자기 계발에 진심으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는 증명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살 뺄 때 내 몸이 반항하는 것처럼 나의 생각이 반항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 아침에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쓰다 보면 내가 글을 쓰는 것인지, 글이 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 내가 쓸려는 내용이 이런 내용은 아니었는데, 지난 한 주를 털어내려다 보니, 내가 좋아했던 하나의 문구로 귀결이 된다. 나름 편안하고 행복한 일요일 아침에 글을 통해서도 위로를 받고 내 생각도 잘 정리가 되었다. 


Good Luck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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