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날들과의 지적대화는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발제자, 진행자 : 주예빈님
토론도서 : 료의 생각없는 생각 (료)
참석자 : 처음 만났던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서 이름은 적지 않기로^^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팥캐스트를 재미있게 듣고, 저런 얘기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다른 독서모임을 하면서 일정 부분은 비슷하게 얘기들을 하면서 즐겁기도 했고, 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같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트레바리'라는 모임을 알게 되고, 유료 독서모임이라는 생각지 못했던 형식의 운영방식을 처음 접해보면서 이런 모임은 틀림없이 갈망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짧게 적었던 메모들을 살펴보니, 모임에는 주예빈이라는 1명의 매니저와 8명의 멤버로 구성된 10명의 사람들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때 어떤 말을 했는지 조금이라도 기억날 때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는 좋았습니다. 책에서 얘기하는 혹은 주장하는 것처럼 모임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의 선명한 오리지널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모두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드러내 보이니, 누군가가 했던 "인생이 예술품"이라는 말이 연상되었습니다. 그 시간, 그 공간의 어떤 분위기가 모두의 마음을 열었는지가 제일 궁금하고 알고 싶어 집니다.
'파트너님의 오픈마인드가 전념되었던 것일까?', '자기소개를 열었던 첫 번째 사람의 솔직함이었을까?', '다시 만나지 못할 순간의 익명성이었을까?', '구성원들의 특별함이었을까?' 등등... 항상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어느 하나의 키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조금씩의 이유의 시너지였을 것이라고 결론이 내려집니다. 어쩌면, 트레바리의 첫 모임에서 이 정도의 경험을 했다는 것이 내게는 큰 행운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10분 정도 늦어서 놓쳤던 시간이 너무 아쉬워집니다.
내가 들어가고 조금 있다 자기소개가 이어졌습니다.
A님은 어느 정도까지만 배우면 중간에 멈추면서 도파민이 분출된다는 특이한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커피를 배우면서 커피가 안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고, 많은 것을 시작하지만 꾸준하게 진행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뒤처지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스스로에 대해서 편안함을 유지한다는 것이 나와는 같으면서 달라서 좋았습니다.
B님은 집돌이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인쇄소를 이어받아서 패키지 인쇄를 하고 있으며, 자기계발을 위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 일이 즐겁지는 않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발제책의 원가분석을 통해서 마진이 굉장히 적은 책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이 좋았습니다.
C님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인생목표'라는 말을 해주면서, 성취지향적이고, 스스로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워하고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글쓰기, 그림, 공연 등 엄청나게 많은 활동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으며, 우울경향의 경험도 공유해 주셨습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활화산 같은 에너지가 조심스럽지만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모임에서 책 안 읽고 꾸준히 안 하는 것에 실망해서 트레바리 모임을 신청했다는 말에서 트레바리 모임의 팔리는 지점을 찾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D님은 '스스로의 여정을 즐겁게 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습니다. 트레바리 파트너로 활동하기 전의 모임 참여였다고 했고, 요가에 관심 있고,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고, 반복적인 규칙성 속에서 헬스장 피트니스 등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는 시도를 해 본다는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할 말을 다하는 실속 있고 자기 삶을 제대로 개척해나가고 있는 사람같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E님은 극본을 쓰는 뮤지컬 배우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재미있었고, 일상의 직업의 흐름과는 다른 일상을 사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꾸준히 느슨하고 지속가능한 연대'를 추구한다는 가치관이 기억에 남습니다. 예전에 '습자지처럼 얇은 인간관계 모임'을 하자는 얘기를 동호회에서 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10월 마감 극본으로 글쓰기가 지옥이라는 말, 아이스하키, 뮤지컬/칵테일 모임을 운영한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활짝 열린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분이라서 좋았습니다.
F님은 집안에 앉아 있으면 답답한 '게으름이랑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셨습니다. 테니스를 취미로 가지고 계시고, 성장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사 2년 차라는 아득하게 옛날을 떠올리게 하는 직업연차여서 그 속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유치하지 않은)'라는 문구를 말씀해 주셔서 바로 찾아보고 굉장히 좋은 문구를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G님은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습니다. 보고서, 기술서, 공간에 관한 글들을 읽고 쓰며, 환경기술관련한 일을 하는 박사님이었습니다. 엄청 많은 글을 브런치에 올려놓으셨고, 구독자도 1700명대. 러닝을 하고, 더 많이 읽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말씀과 책을 읽을 때 끝에 힘 떨어지지 않는 책을 고른다는 선택기준이 굉장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고 성장하기 위해서 계속적인 노력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어서 좋았습니다.
마지막 소개는 주예빈 파트너님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 문제를 푸는 사람, 진정성 있는 사람, 순수한 사람'이라는 소개와 그 배경에는 요가가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스스로의 고민을 공개하고 받아들이는 모습과 삶에 대한 자신감과 친구들과의 활동, 트레바리 파트너로서의 모임의 운영능력 등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나이대에 비해서 깊은 생각과 문제를 해결하고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에 다른 사람들까지 물들일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이러한 구성원들이 읽은 책에 대한 내용으로 독서토론을 하는데, 기억하고 싶은 많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은 각자가 썼던 독후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니아 연대기를 썼던 C.S 루이스의 '사랑은 감정이 아닌 의지다.'라는 문구, P28과 P221의 시간의 축적을 이 책의 핵심 키워드로 잡았던 분의 통찰력에 대한 감탄,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자주 먹으라'는 행동지침, 우울/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자기에게 하는 질문, 책이 아까워서 아끼면서 호호 불면서 읽었다는 표현, 하루에 3개의 감정을 발견하자는 다짐, 창의성과 영감을 가르치면서 사람들에서 얻는다 말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인생그래프 그리기를 하는데, 파트너님이 작년에 친구들과 하고, 템플릿으로 자선모금을 했다는 에피소드도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따라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지만 끝까지 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한다는 얘기에 목표지향적인 분이 하던 것 멈추면 불안하다는 답변과 그에 대해서 3~4일 지나면 불안 없어지고 편안해진다는 대화는 블랙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화이부동, 동이불화(=어울리지만 똑같지 않고, 똑같으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에 딱 맞는 상황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무리가 다가오는 시간에 중요한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느낌은 어떤지?'
뮤지컬에서의 팬들의 지지를 확인할 때, 내가 쓴 글을 읽고 잘 썼다는 칭찬을 받을 때,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작은 성취, 스스로 대단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 나의 작은 장점을 더 크게 확대시킬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 등의 얘기는 이 모임에 참석한 구성원들에게 통찰을 주는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나를 태교 하듯이 살아보기로 했다."는 문상훈 시인의 말이 울림이 있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 문구가 내게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처음 보는 문구였고, 신선하면서도 나 스스로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을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말을 듣고, 생각해 보면 '식사를 나의 몸에 공양하듯이 하라.'는 말을 읽었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내 몸을 나 자신을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잘 가꾸고 다듬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됩니다. 거짓으로 스스로가 충분히 훌륭하다는 최면은 금방 깨어질 것 같습니다. '일시우일신' 어제의 나와 다른 조금은 나아지고 성장한 것 같은 경험, 조그마한 무엇인가를 성공하고, 그 성공에 나 스스로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때, 그 성공을 칭찬해 주는 주변사람이 있다면 그때 삶에 대한 자신감과 통제감을 느끼면서 행복하다는 감정이 견고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느새 시간이 너무 흘러서 아쉬움 속에서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