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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n 11. 2023

살아가면서 힘을 주는 장면들

The way you look tonight -Tony Bennett-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나 스스로가 굉장히 작고, 보잘것없다고 느껴지는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들이 강화되고 오래되는 것을 "우울증"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아주 작은 것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를 가는데 괜히 어떤 사람이 나를 보면서 밝게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내가 도착하자마자 내가 타야 할 기차가 바로 들어오는 것 같은 타이밍에서 오늘 하루는 운이 좋은 날일 것 같은 생각과 함께 기분이 밝아진다. 그런데, 내 차를 지나가면서 클랙슨을 울리거나, 비웃는 듯한 얼굴의 사람을 만나거나, 돈이 필요한데 잔고가 모자라거나, 나보다 훨씬 부자인 친구를 만나거나, 내가 도달할 수 없는 멋진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스스로가 낮아 보이면서 기분이 나빠진다.


내가 기억하는 그날은 내가 굉장히 다운된 때였다. 하는 일마다 뭔가 꼬이고, 회사에서의 내 역할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 내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 시간이 지난다고 내가 뭔가를 이루는 것은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괜히 우울하고 기분이 나빠지는 날이었다. 그때, 문득 예전에 들었던 노래 한 구절이 떠올랐다. "Some day, when I aweully low, when the world is cold, I will feel a glow just thinking of you." 사실 이 구절이 다 떠오른 건 아니었고, awefully low와 feel the glow와 thinking of you가 생각났던 것 같다. 갑자기 이 노래가 뭔지 찾고 싶어 졌고, 내가 아는 구절은 "some day when I awefully"였으니까 그걸로 검색해서 노래의 제목을 알아내게 되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은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라는 영화 스크립트에서였다. 그때 영어공부를 한다고, 영화 대사를 녹음해서 들을 때였는데 배경음악으로 나온 것이 "The way you look tonight"라는 노래였다. 영화를 봤다면 가사가 귀에 안 들어왔을 것 같은데, 녹음된 영화를 여러 번 듣다 보니, 가사의  "Some day, when I awefully low, when the world is cold, I will feel the glow just thinking of you."라는 구절이 잘 들렸던 것 같다. 그 구절이 정말 가사처럼 내가 다운된 감정일 때 떠오른 것을 보면 재미있다.


이 구절이 떠오르고 노래를 들어보면서 내가 끔찍하게 다운되었을 때 회복할 수 있는 장면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딸애가 웃는 모습, 잠자는 모습, 어머니가 밥 차려주시는 모습, 햇살이 떠오르는 모습, 코타키나발루에서의 무지개와 일몰 등등 많은 장면들과 그림들이 떠올랐다. 정말 그런 이미지들이 떠오르자 우울한 마음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이미지들을 떠올리다 보니,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읽었던 피천득의 "내가 사랑하는 생활"이라는 수필도 생각이 났다. 그 수필에서 낙엽을 태우는 향도 좋아한다는 말이 있었고, 딸의 웃음소리도 있었던 것 같다. 피천득 님도 그 수필을 적을 때, 기분이 다운되었다가 사랑하는 생활을 찾아보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노래를 다시 찾아보다 보니, 이 노래의 원작자는 프랭크 시나트라인 것 같다. 그리고, 나만 이 노래가 기억에 남은 것은 아니었던 듯, 수많은 버전의 노래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감동받았던 것은 Tony Bennett의 노래였었다. 가끔 우울함이 찾아올 때,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듣고 싶은 노래이다.


Someday, when I'm awfully low

When the world is cold

I will feel a glow just thinking of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Yes you're lovely

with your smile so warm

And your cheeks so soft

There is nothing for me but to love you

And the way you look tonight

With each word your tenderness grows

Tearing my fear apart

And that laugh that wrinkles your nose

It touches my foolish heart

Lovely ... Never, ever change

Keep that breathless charm

Won't you please arrange it?

cause I love you

just the way you look tonight

And that laugh that wrinkles your nose

It touches my foolish heart

Lovely ... Never, ever change

Keep that breathless charm

Won't you please arrange it?

cause I love you


https://www.youtube.com/watch?v=DtqRked7G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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