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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l 11. 2023

나에게 브런치란?

한문장이라도 쓰라는 공지가 날아왔네요.

그 공지를 보고 나니 뭔가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채널에서는 편하게 글을 쓰는데, 왠지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 좀 더 좋은 문장, 잘 구조화된 주장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실제 글을 쓰면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초에는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쓰기 모임도 찾아보고, 하루에 한번이라도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약속을 지키려고 하다가 어느날엔가 업무에 시간을 내어주면서 하루의 패튼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나를 위한 글쓰기에서 누군가 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문체도 바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올해는 그래도 꽤 많은 글을 썼습니다. 다른 채널에서는 독후감 형식으로 쓴 글이 132개나 되었습니다. 물론 책은 40여권밖에 읽지 못했지만, 다른 글들도 조금조금 써와서 편수는 많이 늘어나 있었습니다. 지금 브런치에도 글이 44편이나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올 한해는 지난해보다는 훨씬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오늘은 한문장이라도 쓰라는 공지를 받고, "나에게 브런치란?"이라는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나에게 글쓰기란?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본 적이 있는데, 나에게 브런치란? 제목으로 글을 써본적이 없어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 브런치는 내 생각과 내 삶의 기록장이면서,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푸는 실험실 같은 느낌입니다. 판타지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인데, 그 소설들에서는 엄청난 기연으로 글쓰기에 대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천생작가와 특별한 능력이 부여되어서 천재작가가 되는 종류의 소설이 있습니다. 그런 소설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일이 가능하다면 인생 너무 행복하겠다는 망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44편의 글을 쓰면서 내게 아주 특별한 글쓰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고, 내 인생에서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는 순간들을 잘 쓰서 남겨놓는 장소로 바뀌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보통, 네이버의 블로그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로그인데, 사진이나 다른 자료들을 배치하는 것을 잘 못하고, 글만으로 내가 경험한 내용을 적어놓고 싶은 생각을 하던 중에 브런치를 소개받아서 써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한편씩 올리다 보니 그냥 막 써서 올리는 것보다는 더 정성을 들이게 되고, 한번이라도 더 읽어보게 되어서 글이 조금씩은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을 보면 구독자가 1000명도 넘어가는데, 내 글의 독자는 그렇게 많지도 않고, 한번씩 구독을 취소하는 사람이 나올 때는 아쉬운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또 내 나름의 글쓰기 자료들이 쌓인다는 부분에서 조그마한 만족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글을 쓰는 곳이 있고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으면 써보라고 제안하는 공지를 보내주니 뭔가를 쓰기 위한 소재를 찾게 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날은 구름이 소재가 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회사의 일들이 소재가 되기도 하니, 평소에 쉽게 흘려보내던 일들을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는 계기가 됩니다.


더 많은 것을 남겨놓고 싶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서....다음에 다시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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