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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ul 18. 2023

더스테이힐링파크 2편

당일과 숙박의 차이

숯불닭갈비와 막국수로 배부른 채로 힐링파크의 패밀리풀로 입장하기 위해서 티켓팅을 했다. 숙박고객에게는 24000원의 정상가에서 15000원으로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가족 전체의 티켓팅을 하고 풀로 들어갔다. 이번 숙소에서 가장 우려하던 것이 풀이 어느 정도로 클지? 다른 놀이 방식이 있을지? 하는 의문이었다. 


티켓팅을 하고 모두 오른쪽 손목에 입장권을 서로 부착해 주고 나인블록의 왼쪽문을 통해서 패밀리 풀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설마 뒤쪽에 보이지 않는 풀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 풀은 눈에 보이는 크기 그대로였다. 일단은 실망감이 올라왔는데, 좋은 점은 날씨 때문인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몇몇 가족과 애기들이 놀고 있고, 약간 깊은 곳은 우리 가족이 점령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선배드가 널려있어서 원하는 곳의 어디에서나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풀의 뒤쪽으로 넓은 공간에는 아쿠아 카바나가 여러 개가 빈 상태로 놓여있었다. 우리가 무료로 쓸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관리하시는 분이 있고 유료라서 돈을 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수영복을 갈아입을 곳을 찾는데, 큰 조카가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으면 된다고 얘기를 하고, 프런트에서 탈의실과 샤워장이 있다는 말을 들어서 조금 더 나가보니, 12개 정도의 탈의 바구니와 3~5명이 샤워를 할 수 있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어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처음의 수영장의 크기에 실망했던 것과는 달리, 물이 미온수로 따뜻하고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있는 기계도 있어서 가져간 많은 도구에 바람을 채웠다. 물 위에 튜브를 띄우고, 몇 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둥둥 떠다니면서 서로서로 물장구를 치고 노니, 수영장의 크기에서 온 실망감을 상쇄시킬 만큼 여유롭고 재미가 있었다. 튜브에 누워서 하늘을 보면, 간혹 빗방울 떨어질 때도 있고, 풀 주변의 나무들이 눈에 들어와서 숲 속의 시냇물에 누워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 공간이 힐링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더욱이,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목소리가 커서인지, 주변의 사람들이 점점 우리 가족들 노는 곳에서 멀어지더니 어느새인가 풀은 우리 가족들이 점령을 했다. 내가 가져간 스노클링 장비로 둘째 조카가 아무것도 없는 바닥을 살피면서 나아가는데, 큰 조카가 심술궂게 따라다니면서 스노클 위로 물을 붓는다. 작은 조카는 "쿠에엑"하고 소리를 치고, 그걸 보고 가족들은 웃고 떠드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다는 것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수영장이 한껏 더 매력 있게 되었다.


딸은 둥둥 떠다니면서 게으르게 누워있는 것을 좋아하고, 큰 조카는 힘이 넘쳐서 작은조카를 괴롭히고 여기저기 시비를 건다. 내 튜브도 몇 번 뒤집어서 잡으러 뛰어다니다가 물속에 뒤집는 타이틀매치도 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니, 둘째 여동생이 늦게 합류한다. 밥도 못 먹고 들어와서 신기한 튜브에 물 위에 떠있다가 힘센 큰 조카가 끌어주는 것에 신이 나서 계속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다가 그 속도와 스릴에 만족했는지, 큰 조카에게 용돈을 약속하고, 용돈 얘기를 들은 딸도 합류해서 열심히 끌어주는 놀이를 한다. 밥도 못 먹고 왔다고 해서, 차에서 밥과 빵을 가져다줬더니 허급지급 허기를 달래고, 재미있지만 조금씩 지쳐서 숙소로 check-in을 하러 가기로 한다.


숙소의 check-in 시간은 15:00이지만, 조금 빨리 정리가 되면 14:30분에도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수영장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16:00가 다 되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Forest A와 B 각각 한 개씩이다. 여기 숙소는 Forest A, B와 호텔가든 C, D로 4가지 종류로 이루어져 있다. 두 개를 비교해 보자고 한 개씩을 빌려서 체크인 후에 꼭 필요한 물품들을 차에서 꺼내서 전기차를 타고 올라갔다. 걸어서 가면 나인블록에서 숙소까지 8분 정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전기차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할 때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를 타고 걷지 않고 숙소로 올라가니 편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재미있었다. 가면서 운전하는 직원이 여기저기를 알려주면서 더스테이힐링파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Forest A가 숙소 중에서는 제일 위쪽에 있어서 한동안 올라가서 우리가 묵을 숙소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삼각형의 모양에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앞쪽이 숲으로 탁 트여 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들고, 유리창 바로 밖에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라스가 있고, 가운데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나선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들어가자마자 모두 "와~~~좋다. 멋지다." 하면서 계단을 올라서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밖에서 보던 모습과 실제로 안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달랐다. 어머니는 지금까지 묶었던 방중에서 제일 좋은 곳이라고 대단한 만족감을 표했다. Forest B는 어떤지 막냇동생의 숙소로 탐방을 간다. 이쪽도 복층으로 되어 있지만, 구조가 조금 다르고 2층에 올라갔더니, 큰조카(16살)와 작은조카(12살)가 모두 침대 하나씩을 확보하고, 필수품인 휴대폰을 보면서 대자로 누워있다. 숙소 구경을 하고 다시 우리 숙소로 왔더니 16살 딸이 큰 조카와 작은조카와 한치의 다름도 없는 자세로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뭔가 세대 간에 공유하는 행동요령이 정해져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숙소에서 자기만의 휴식 방법을 찾으면서 지내다가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저녁식사를 먹기로 했다. 힐링파크 내의 식당인 "나인블럭 키친"은 맛있다는 후기를 많이 봤지만, 가장 싼 파스타가 25000원으로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저녁은 나가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FOREST숙소 주변을 따라서 걷다 보니, 산길이 호젓하고 조용하고 잘 가꾸어져 있어서 좋았다. 가볍게 40여분의 산책뒤에 숙소로 왔는데, 우리가 가기로 했던 식당이 7시에 마지막 오더가 들어가고 8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왠지 도시에서의 저녁은 8시부터 시작된다는 느낌인데, 이곳은 8시면 거의 모든 숙소가 문을 닫는다고 하니, 저녁식사를 위해서 마음이 바빠졌다. 주문하고 포장을 해오는 방식을 생각하다가 여동생이 생선구이와 함께 여러 가지 요리를 하는 "고가네화덕구이생선구이"집을 발견했고, 그 집을 향해 출발했다. 차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었으나, 차까지 걸어서 도착하는데 10분 정도가 걸리다 보니 8시쯤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상차림 비용 인당 5000원이라는 안내문과 가게 내에 손님이 거의 없는 것에 들어갈지를 한참 고민하다가 다른 대안도 없고, 추천하는 맛집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들어가서 먹기로 했다.


8명의 가족이 다들 원하는 것이 달라서 제육볶음, 제육두루치기, 갈치조림, 갈치구이 등을 주문하기 위해서 여러 번의 주문변경을 하다가 결정을 하고 주문이 완료되었다. 주인아저씨 혼자 계시고, 우리가 들어온 후에 뒤이어 손님 4명이 더 들어와서, 혼자서 모든 주문 음식을 준비하는데 바빠 보인다. 우리는 배가 고프고, 반찬을 셀프로 준비해서 테이블에 가져다 놓는데, 하나하나 음식이 차려지고, 밑반찬부터 나오는 음식이 모두 우리 입맛에 맞다. 큰 조카와 작은조카는 공깃밥을 추가해서 인당 2~3그릇을 해치우고, 모든 가족이 음식을 깔끔하게 먹어치운다. 생각보다 좋은 집을 잘 찾아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려는데 큰 조카가 드라이브를 가자는 제안을 했다. 우리 가족은 숙소에서 챙겨 먹어야 할 약을 가지러 갔고, 막내동생네는 "커피먹는 호랑이"라는 이름의 카페를 찾아서 먼저 떠났다. 약을 가지러 숙소로 가는데, 나갈 때는 없었던 전구들이 숙소 전체에 켜져 있다. 숙소의 저녁풍경도 멋지다는 데 감탄하면서 약을 챙기고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서는 가볍게 커피와 음료를 마시고 2층을 전세내서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에 퍼져서 앉았는데, 9시 30분이 카페마감이라고 한다. 여기는 모두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인 것 같다. 소금커피를 마셨는데, 굉장히 짜고 맛있었다. 숙소비용을 어떻게 나눌지를 얘기하다가 둘째가 크게 1/3을 내겠다고 해서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조카들한테 용돈도 주고,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 커피 마시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나무에 달린 전구와 어두운 숙소의 불빛들을 보면서, 여기는 당일보다는 숙박을 해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공기도 너무 맑고, 숙소로 올라가는 옆쪽에 있는 무인편의점을 들어가 보자고 갔는데, 불빛에 꼬인 나방들이 주변에 너무 많아서 딸은 기겁을 하고, 조카들은 잡으려고 때릴 것을 찾는다.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서 개구리를 발견하고 불빛으로 살피는 등의 순간이 있었고, 우리는 어두운 숙소로 가는 길 속에서 큰 나무 하나를 색깔 전구로 밝힌 나무를 보면서 사진으로 남기려고 했으나, 너무 어두워서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돼서 아쉬워했다.


숙소에 들어오니 벌써 저녁 10시가 넘었다. 나는 엄청 피곤해서, 2층으로 올라가서 침대하나를 차지하고 누워서 잠이 들었다. 다른 가족들은 TV도 보고, 휴대폰도 보면서 쉬었던 것 같다.


아침에 휴대폰 알람 때문에 눈을 떴지만 일요일이라고 다가 잠시 눈을 감았다. 아래층에서 어머니가 산책을 가자고 하신다. 다시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6시 10분 정도이다. 힐링파크의 가장 중요한 힐링인 1시간여의 산행산책을 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자도록 두고, 어머니와 나만 나와서 와일드가든의 끝에서 왼쪽으로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어제 부분 부분 돌아다니면서 본 것이 있지만, 이번은 전체 코스를 한 번에 다 돌기로 하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잘 가꿔진 수국정원이 나오고, 그 옆의 냇물에서는 여러 층의 돌로 폭포를 만들어서 멋지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알파와 앵무가 있다는 곳을 찾아서 들어가다 보니, 염소만 있었는데, 조금 더 들어가니 알파카 3마리가 집안에 들어가서 바위처럼 앉아있다. 이후에 뒤쪽을 돌아서 가니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소나무숲이 가득하다. 피톤치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소나무 숲의 가운데를 지그재그로 걸어서 올라가는데, 도시에서 쌓였던 안 좋은 공기가 정화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목책으로 갈 길을 보여주는 목책가든을 지나서 늪이라고 하는 비밀의 연못도 보고, 비가 많이 와서 물이 길로 흘러나오는 곳을 발견하고 발도 씻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소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지나서 올라가다 보니, 독서당이라는 숲을 바라보면서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놨다. 안에 들어갔는데, 유리 때문에 조금 덥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서 책을 읽는 곳을 만든 사람의 생각에는 깊이 공감했다. 날마다 이렇게 산책을 하고, 거의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독서를 30분 정도 하고, 그 구절들을 음미하면서 나머지 산책을 하는 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지혜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독서당을 지나서, 조금 걸어오니 나무가 훨씬 적어진 곳이 보이고 그쪽에 들어서니 들꽃언덕이라 불릴만한 낮은 꽃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볼 수 있었다. 거의 내려왔는데, 어제 왔던 장소를 계속 안 왔다고 우기는 어머니와 왔었다고 증거를 제시하면서 내려오다 보니, 안 왔다고 우길 수 없는 명백한 증거가 되는 조그마한 예배당을 다시 마주쳤다. 그곳에서 막내여동생과 어머니가 사진을 찍고 좋아했던 증거가 있어서, 아 이렇게 한 바퀴를 돌았구나 하고 출발했던 장소로 왔다는 것에 동의하고, 숙소로 올라왔다. 그렇게 해서 천천히 산행산책을 하면서 걸린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가 되었던 것 같다. 아침 8시부터 스파를 할 수 있다고 했고, 와서 보니 둘째 여동생과 딸도 깨어 있었다. 우리가 걸으면서 너무 좋았던 산의 공기를 경험하라고, 밀어내듯이 권해서 여동생은 막내여동생을 불러내서 딸과 함께 가벼운 주변 산책을 떠났고, 어머니와 나는 스파로 먼저 내려가기로 했다. 산행산책에서 우리가 만난 사람은 초반 입구에서 만난 남녀 한 커플뿐이었다. 정말 한적하고 고즈넉한 개인공간 같은 산책이어서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스파에도 사람은 거의 없었다. 넓은 스파에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노천탕까지 한참을 즐기다가 나왔더니 벌써 11시가 되었다. 이제는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다른 가족들이 힐링파크를 모두 걸어서 돌아다니면서 깨끗한 공기를 느끼고 즐기기를 바랐지만, 생각보다 덜 움직이고, 숙소의 침대와 있는 시간이 많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숙소였다. 점심은 어제저녁 가려고 했다가 마감되어 버린 식당에서 돈가스, 막국수, 황태구이, 수육 등으로 주문하고, 맛있게 먹었다. 강원도가 음식을 잘하는 것인지 우리가 간 장소가 모두 맛집인지, 모든 음식점이 다 맛있고 좋았다.


각자 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하고, 식당에서 인사하고 여행을 마무리했다.


내가 정년퇴직을 한다면 더스테이힐링파크와 같은 장소에서 가벼운 일을 하면서 산행산책을 하고, 식물들을 가꾸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쉽게도 맑은 날을 만나지 못해서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고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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