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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직원을 평가한다.

평가에 대해서 직원들은 공정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by Mooony

회사는 직원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 평가방식에 대해서 직원들은 결코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가 방식에 따라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는 몇 사람은 평가방식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보통 평균을 받는 사람부터 그 이하는 평가를 좋아할 수가 없다.


이렇게 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는 스스로를 보는 방식과 타인을 보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것에 대해서 누군가의 해석이 이런 시점의 차이, 관점의 차이를 알기 쉽게 만들어 준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것을 물리적인 시선의 차이로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1. 내 떡 : 위에서 정면으로 아래를 보게 된다. 떡은 보통 정육면체이다. 그래서 내 떡은 정육면체로 보인다.

2. 남의 떡 : 옆에서 남의 떡을 보게 된다. 떡이 직육면체로 보인다. 높이는 같을 것을 예상한다. 가로도 내 떡과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직육면체이다. 저 떡이 더 크다.


남을 바라보는 시선과 나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서 듣자마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나를 평가할 때, 나는 회사를 위해서 성심성의껏 열심히 노력하여 일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할 때, 나는 회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다면평가를 통해서 이런 시각의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를 엄청 나쁜 사람으로 평가를 해놨다.


나쁜 평가를 받는 순간에 우리의 머릿속에는 나쁜 평가를 한 대상에 대해서 한방 먹이고 싶은 복수심에 불타게 된다. 누구지? 누가 나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점수를 줬지?


다면평가에서는 상급자평가, 하급자평가, 동급자평가로 3가지로 나눠진다. 이 중에서 가장 점수가 낮은 평가는 동급자평가이다. 동급자들은 경쟁관계에 있다. 옆에 사람이 떨어지면 내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점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수라는 것은 동급자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곱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지표이다.


회사는 인간관계가 얽히고설켜있다. 나는 꽤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상대편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고, 나는 꽤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상대편은 나를 훨씬 더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안 좋게 봤는데, 상대편이 나를 좋게 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서로 간의 호감정도는 몰라도 비호감 정도는 공유하는 것 같다.


보통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평가한다. 이번에 우리 회사의 평가방법과 평가점수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규정이 많이 바뀌었다. 사실 나는 회사생활에 아주 목을 매달고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다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에서는 역할을 다해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점수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게 나왔다.


나의 회사생활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태도를 변화시켜야 할까? 현재 상황에서 어떤 개선을 할 수 있을까?


평가는 여러 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자극도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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