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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an 31. 2023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기억에 남는 글이 좋지 않을까?

요즘 처음으로 칼 잡아본 칼잡이가 되었다. 뭔가 글소재가 없을지 두리번거리면서 찾고 있다.


내가 글쓰기에 이렇게 진심이 될지 몰랐다.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왜 이렇게 글쓰기에 집착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칭찬에 목마른 거다.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잘 쓴다는 말을 해주는 긍정의 말을 듣고 싶은 거다.


매일 살면서 잘한다는 말보다는 잘못됐다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산다. 어디선가 급한 전화가 오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아무 일이 없으면 잘하는 것이려니 하고 산다. 그런데, 글을 쓰면 좋아요가 달리고, 댓글로 잘 읽었다고 하고, 좋은 내용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온다. 회사에서 일하면서는 듣기 힘든 일이다. 그래서, 그 말이 참 듣기가 좋다. 듣기 좋은 얘기를 좀 더 자주 듣고 싶다는 것이 내가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다가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지금 당장 가장 필요한 경제적 자유를 얻는데 글을 잘 쓰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것 같다. 아주 남들이 보자마자 더 읽고 싶어지는 글을 쓰는 방법을 안다면, 소설도 쓰고, 시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남들이 어려워하는 글 대필도 해주면서 부수입을 벌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이게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인가? 칭찬과 금전이 내가 글 쓰는 이유라고 하기에는 뭔가 없어 보인다. 그다지 자신감 있게 남들에게 말할 만큼 좋은 동기는 아닌 것 같다. 그러면서, 내 마음속에서도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뭘까?


그냥 이유를 찾지 않고 살펴보면, 글을 쓰면 뭔가 편안하다. 요즘은 누군가가 읽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글을 더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데, 이전에는 그냥 일어난 일을 시간순으로 쓰다 보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연결되는 경우도 있고, 내 마음이 정리되는 것도 있고, 이대로 좀만 더 하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은 글들 중에 내 글 한 줄을 더한다고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렇게 따지자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나하나 살아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도 똑같은 생각이 되지 않겠는가?


태어나서 열심히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듯이, 글을 쓸 기회가 되었으니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쏟아내어 남겨두고 싶다. 이렇게 남겨두지 않으면 그냥 사라질 하루에 생각나는 오만가지 중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그러면서 다시 고민해 본다. 그럼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답은 기억에 오래 남는 글이 좋은 글인 것 같다. 마치, 현재까지 살아남은 유전자가 가장 승리자인 것처럼.


기억에 오래 남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일단 소재가 공감 가는 소재라야 할 것이다. 공감 가는 소재를 색다른 방식으로 써 내려가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기억은 감정과 연결될 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하니, 뭔가 소소한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글이면 좋을 것 같다. 어떤 책에서는 미니멀리즘을 강조해서, 짧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글이 좋다고도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니체의 아포리즘이 이런 글에 딱 맞는 것 같다. 지금도 기억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난은 나를 강하게 한다."


이런 글은 엄청난 고난을 겪어야 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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