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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Jan 07. 2024

독서모임-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나 얘깃거리가 많은 책이었나?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김민영님

독서토론도서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_ 룰루 밀러  

참석자 : 박선희, 치타, mooony, 푸름, 자유영혼, 김민영, 아이스크림, 이음   8명.

발제의도 :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책으로 같이 읽고 싶은 마음에 추천. 저자인 룰루 밀러는 과학저널리스트로 개인사가 포함된 내용을 적절히 연결하는 특이한 구성으로 재미있었음.

 
1. 소감과 인상적인 점을 이야기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얘기하면서 자기소개를 진행했습니다. 

AI로 서치 하면서 읽었다는 얘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고 물고기가 분류학에서 사라질 때 망치로 맞은 느낌이었다는 얘기, 비유와 글을 쓰는 방식에서 배우고 싶은 멋진 문장이었다는 얘기, 분류/구분 짓는 것에 대한 한계를 생각하게 했다는 얘기, 에세이, 과학, 전기의 양식을 끌어들여서 이야기를 직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는 얘기, 소설 장르처럼 시작해서 과학의 오류를 연결하고 마지막은 책 읽기, 경험, 여행과 같이 자기를 찾아가는 해피앤딩으로 끝났다는 얘기, 재밌는데 가볍지 않고 깊이가 있었지만 메시지가 새롭지는 않아서 감동적이지는 않았다는 얘기들을 시작으로 독서모임을 시작했습니다.


2.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생각 + 4. 긍정적 착각을 옹호 VS 반대 

처음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생각을 묻고 긍정적 착각에 대해서 나온 주제를 봤을 때, 나쁜 놈이고, 적당한 긍정적 착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토론에서 20세기의 미국 당시상황을 통해서 나타나는  쾌활, 명랑, 도전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미국인들의 특징을 얘기하는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의 인용을 통해서 데이비드를 미국의 전형적인 특성을 지닌 사람으로 표현할 때, 그럴 수도 있나는 의심이 들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혼돈에서 질서를 찾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인간의 공통적인 성향이라는 의견에서 나도 데이비드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내가 그 상황이면 그와 같은 행동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전환의 연장선에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되돌아보면, 자연에 대한 담백한 분류를 즐기던 소년이 페니키스 섬에서 루이 아가시를 만나고 <생명의 사다리>라는 분류학을 통해서 신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는 강력한 "목적의식"을 소명으로 부여받은 데이비드에게는 당시의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행위는 최선의 정당한 행동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데이비드를 소폭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의 우생학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전두엽 절제술의 예시와 함께 시대의 오류가 되는 사상이 소수의 질서에 의해서 정해진다는 의견에도 타당할 수 있겠다고 이해 범위를 확장하게 됩니다.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생학도 전두엽 절제술도 말도 되지 않는 이론이지만, 그것이 당시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그 당시의 관점에서는 타당하지 않았을까를 다시 살피게 됩니다.


5. 우생학과 같은 이론이나 생각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이유?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라는 측면에서 우성학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착취하기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되어집니다. 데이비드에게는 도구보다는 신념이었을 수 있지만, 권력과 연결된 누군가에게는 도구로 이용되었을 것입니다. 우생학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미국에서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형제원사건, 삼청교육대, 불량한 사람들을 수용소에 가두는 우생학적인 측면의 행동을 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침묵한 이유. 그 시대에는 왜 묻혔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생학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특별한 장애가 있는 몇몇 사람이고 일반 사람들은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관여하지 않으려고 할 것 같았습니다. 또한, 내게 불편한 것들을 눈에 보이지 않게 격리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에너지가 적게 드는 방법이므로 일반사람들도 반대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주도층에서 의견을 내고, 중도층이 동의하여 보기에 불편한 사람들을 격리함으로써 나의 주변상황을 쾌적하게 하는 것이 우생학과 같은 이론이나 생각이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있는 이유라고 추측됩니다.


6. 현시대 우리의 사고와 삶을 경직되게 하는 족쇄

우리의 족쇄를 얘기하면서 편견, 동성애에 대한 집단혐오, 기독교에 대한 비판, 이념으로 인한 정치적인 분리, 자본주의 이념 등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엄마라는 족쇄에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에게 짐지운 육아라는 부담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족쇄를 얘기하다 보니, 혈액형, MBTI, 점 등을 들어서 카테고리라는 족쇄에 개인을 끼워 넣는 사례도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아주 특이했던 족쇄는 한국의 아파트의 대부분의 유리창이 초록색으로 코팅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로서는 처음 듣는 것이었지만, 이처럼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선택을 박탈당하고 주변의 환경적 Default의 족쇄에 갇혀있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듣다 보니, 주변 모든 것이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회사라는 족쇄에 묶여 돈이라는 마약을 투여받아야 살 수 있는 나의 삶, 자체가 족쇄인 것도 갔습니다.


3. '인생은 의미가 없고 혼돈만이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의 이야기 + 7. 살아가면서 깨달은 삶의 이치

너무 어린 딸에게 너무 배려 없는 답변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나의 어떤 말이 자식의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벌써, 많은 실수를 해서 아이의 세계관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는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살아가면서 깨달은 삶의 이치는 음미하고 따라볼 만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천상병 시인 "소풍처럼 살아야지." 깃털처럼 가볍게...그렇지만 중심은 있어야 함. 진지하면서 가벼운 방식으로....

"중요한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다."

"할 만큼만 하자. 완벽하게는 할 수 없다."

"고생을 될 수 있으면 안 하도록 해라!" 

이후 뒤풀이에서도 엄청 많은 얘기들을 했습니다. 


뒤풀이 주제 : AI 얘기(ChatGPT), 인류의 미래, 전기에너지의 부족. 수소융합. 양자컴퓨터 등 살짝살짝 얘기. 인공지능의 한계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응.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가 친일 화가에 의해서 날조되어서 그려짐.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조단의 변화는 성공으로 인한 자기 확신의 중첩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신으로부터의 소명. 신을 대체하는 시간. 정훈장교의 극우화. 세뇌방법. 세계관과 개인의 일관성. 


카페의 마감시간이 되어서 쫓겨날 때까지 쉼 없이 얘기할 수 있는 모임이어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돌아와서 후기를 써야지.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좀 잘 써봐야지. 룰루 밀러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비유를 써서 재미와 의미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으로 꽤 오랫동안 정리를 하다가.....뭘 또 누구에게 얼마나 인정을 받기위해서 이렇게 노력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가....나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도록은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들로 이쪽 저쪽 그네를 탔다. 만족하는 글쓰기는....일단 다음에 하는 걸로....


그러다가 독서모임을 하기 전과 하고 난 이후에 내가 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바뀐 것이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재미있었고, 많은 말을 했고, 어떤 면에서는 연결되지 않는 얘기들을 큰 흐름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한 문장은 지속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P264)



뮌스터 버거 :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 수집 습관이 신나는 일에서 파멸적인 일로 바뀌는 어떤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P31)


목적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 그가 하는 일은 다른 생물들의 우연한 실수와 성공들 속에 쓰여 있는, 잠재적으로 인류가 더욱더 진보하도록 도와줄 실마리들을 찾는 것이었다. (P76)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진실을 차단해버린 적이 있다면~~~더욱더 내 아버지와 비슷한 소리를 했다. ~~~ 자신의 무의미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거기서 자기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P125)


공포에 대한 해독제, 희망에 대한 처방을 ~~~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P128)


그토록 칭송받던 정확한 인식이라는 미덕을 지닌 사람들은 어떨까? ~~~ 병적인 수준의 우울증에 걸렸다. 1980년대 말에 이릊 약간의 자기기만은 강한 정신력에 더 유익하다 (P139)


루이 아가시가 젊은 데이비드의 정신에 관념의 씨앗 하나를 심어놓는 순간 ~~~ 자연 속에 사다리가 내재해 있다는 믿음 ~~~ 이 관념이 데이비드의 세계를 다시 건축했다. ~~~ 그의 부끄러운 습관은 가장 수준높은 수준의 선교활동으로 바꿔놓았다. ~~~ 폭발적인 목적의식으로 가득 채웠다. (P201)


금세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일 뿐이다. ~~~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것이다. (P227)


죽음의 이면인 삶. 부패의 이면인 성장. ~~~ 그 좋은 것들, 그 선물들,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황량함을 노려보게 해주고, 그것을 더 명료히 보게 해준 요령을 절대 놓치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매 순간, 인정하는 것이다. ~~~ 모든 대상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P264)

딸에게 "설탕 퍼먹어!" 발언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딸은 사과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고, 편의점에서 솜사탕을 사주는 것으로 나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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