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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Mar 10. 2024

독서모임 - 이주하는 인류(3.9)

세상에 문제는 많고 풀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고.....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문희경 (2.24)

독서토론도서 : 이주하는 인류_ 샘 밀러  

참석자 : 푸름, 이음, 박선희, May현, Chales, 무우우니   6명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이동진 평론가의 2023년 추천책 3권 중의 하나였고 그 중의 재미있어 보이는 제목으로 선택했습니다. 추천과 발제를 하고 난 이후, 몇 분이 참석을 철회함으로써 평소의 8명이 아닌 6명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토론 주제를 3가지로 짧게 나누고 중간에 주제를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주제 : 총평과 인상 깊었던 이주의 순간

대체적으로 세부적인 역사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넓지만 깊지 않고, Wow 포인트를 찾기 어려웠다는 의견, 세계사 배경지식이 없어 읽기가 힘들었고,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유익했다는 의견, 세계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재미있었다는 의견 등 혼재해 있었습니다. 작가의 집필의도를 이주와 정주를 비교해서 관점의 변경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짚은 부분에 감탄하면서 공감했습니다. 예전의 대학은 지방이 60~70%인데, 요즘은 반대가 되었다는 시대변화와 서울로 유학온 사람들이 고향을 이상향처럼 얘기하면서 향수를 얘기하는 경우를 들어서 이주한 사람들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을 비교해서 설명한 사례는 재미있었습니다.


얘기 도중에 나왔던 대한민국이 한반도라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서 다른 나라와 달리 한민족,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이 커지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잠깐 나눔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반도인 이탈리아는 민족의식이 강하지 않은데, 왜 한국만 특별할까에 대해서 추측해 본 바, 외부적 침입에 대한 대응으로 인해서 내부적 결속을 다졌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국력이 신장하는 나라들은 다름을 힘으로 하여 취합하고 흡수한다는 사례를 추가해 설명해 주셔서 그럴듯한 추측이라고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힘없는 나라들은 더욱 폐쇄적으로 백성의 외국이동을 막았다는 얘기도 해주셨고, 환향년, 호주 워킹홀리데이, 유학에 대한 인식 등으로 얘기의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주제 : 이주와 정주에 대한 의견 나눔

이주와 정주를 나눈 선택은 의미 없는 것 같지만, 이주에서 정주로의 변화는 자연스러워서 온라인상의 국경이 없어지는 것처럼 향후에는 정주에서 이주로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은 신선했습니다. 부가가치는 새로운 만남과 모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인의 미국이주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것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수소와 산소가 원자 그대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접촉과 활성화를 통해서 에너지를 새롭게 생성한다는 비유는 설득력을 더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놀드 토인비의 도전에 대한 응전을 얘기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과 만날 때의 기회를 얘기해 주셨습니다. 자발적 이주자와 비자발적 이주자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이주의 자유를 보장받는 것이 얼마나 큰 권한인지를 얘기했습니다. 정주를 기본으로 가끔 여행을 다니는 삶으로 인간의 이중성을 빗대어서 말씀해 주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세 번째 주제 : 향후에 발생하게 될 이주의 문제에 따른 대책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동력 부과 해결책방안으로서의 이민법 변경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프랑스의 알제리인, 미국의 멕시코 이주의 문제점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이민법 또는 외국인 근로자 처우에 대한 개선요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에 앞서서 한국의 취업하지 않았지만 노동가능한 인구들에 대한 활용방안 또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근로자를 이주민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향후의 뻔히 보이는 문제를 눈감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쿠팡의 사례, 지방 농사기간의 일손 인력 구하기 등과 같은 노동력 이민과는 별개로 한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이민인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런 자국의 이익을 위한 이민정책은 세계화가 아닌 보호무역주의의 폐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농업혁명을 통해서 수렵채집을 하던 이주하던 인류가 정주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였고, 그로 인해서 사유재산, 계급이 나눠지고, 빈부의 격차가 커져가는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 냈습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수렵채집을 유지하는 수평적인 사회가 지속되고 있다면 현대의 문제들이 더 작은 문제로 대체되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정주와 국가의 경계라는 구조에 반하는 활동들이 일어나고, 그 예시 중의 하나를 비트코인의 약진으로 얘기했었는데, 비트코인의 약진을 ETF 편입으로 인한 제도권 권력의 관리로 설명하고 국가의 장벽이 얕아지기보다 더욱 폐쇄적으로 클래스에 따른 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에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급진적으로 이주에 대한 문제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우리의 첫 번째 마음가짐은 우리가 이 땅에서 반만년을 산 백의의 한민족이라는 한가지 정체성보다는 상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져야 하고, 내가 언젠가 이주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측면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생활에서의 이해득실이 걸린 문제는 단순히 인식의 변화, 관점의 변화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됩니다.


쿠팡에서 근로자 처우에 대한 불평을 처리하는 방안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대안으로 내세우거나 안드로이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노동력 이주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단기적인 문제해결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타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자체적인 정책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의 정책을 진행할 여력이 안되고,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노동력 대체는 유휴 인력의 실업문제로 연결될 것입니다.


어떤 한 가지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다 보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를 전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적 능력은 없다 보니, 계속적으로 문제는 늘어나고, 해결대안은 축소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종 간의 문제, 남녀 간의 문제, 청년과 노년 간의 갈등,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문제 등 마땅히 간단히 해결할 방안이 보이는 쉬운 문제가 없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사회구조와 경제체계가 그만큼 발전하여 더 복잡해졌다는 긍정적 결과가 원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낙천적인 생각도 하지만, 많은 문제를 앞에 두고도 해결할 수 없는 힘없는 개인으로써 작아지는 느낌도 받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나마라도 잘하려고 미력한 노력이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짧지만 유익한 모임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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