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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Feb 26. 2024

무지개를 풀며(2.18)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이음 

독서토론도서 : 무지개를 풀며_ 리차드 도킨스  

참석자 : 아이스크림, 송윤근, 박선희, 권태진, 이음, 김승우, 소암, 무우우니   8명.


이번 모임에서의 나의 역할은 얘기의 흐름을 주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는 악역이었던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


옥스포드에서 "과학의 대중적 이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는 리차드 도킨스의 책이었는데, 대부분의 회원분들의 총평이 어려웠고, 읽기 힘들었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또한, 좋은 과학과 나쁜 과학에 대한 비교에서도 무엇을 나쁜 과학이라고 할 것인지에 대한 리차드 도킨스 식 확정적인 단언이 마음에 안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음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관계주의 사회인 한국에서는 칼 세이건 식의 코스모스와 같이 과학적 경이에 대한 찬탄을 아름다운 문장을 풀어주는 것이 더 인기 있고, 다른 분야에 대한 비판을 어려워한다는 말에 동의가 되었습니다.


아주 소중한 시간을 과학과 비과학에 대한 논의로 방향을 바꿨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모임에서의 나의 역할에서 죄송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리차드 도킨스의 문장에 대해서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좀 지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분이 개인적인 비판과 동어반복으로 인한 가독성을 얘기하셔서 내가 느꼈던 것이 그것일 수도 있겠다는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리차드 도킨스는 권력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비과학에 대해서 과학적인 방식으로 증명을 해야만 한다는 논리는 권력자로서 증빙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증빙하지 못하면 과학이 아니라고 낙인찍는 것 같아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 얘기하는 비과학적 사례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배제해야할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 모임에서도 점성술과 점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분들의 과학에서 배재되는 것에 대한 반박에는 동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과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논쟁하다가 내재적 논리와 재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종교, 과거의 기적 등 증빙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없다는 말도 굉장히 논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과학의 경이와 시적 경이가 배타적이지 않다는 리차드 도킨스의 말에는 공감할 수 있으나, 모든 문학적 시적 경이가 과학에 의해서 검증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렵기는 합니다. 문학과 과학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서로 존중해야할 바가 있을 것입니다. 리차드 도킨스가 강하게 주장하는 진화적 사고에서도 종의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하는 것과 같이 시각과 생각의 다양성도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서, 다시 한번 나는 자기확신을 가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모두 변하고 있고, 명확한 진리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이다."라는 말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므로 누군가가 절대적 진리인 듯이 얘기하는 것에는 반발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설사, 그 논리정연한 싸움닭 리처드 도킨스라고 해도 모든 사실들에 대해서 저렇게까지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과학 만능주의라고 하지만, 과학이 현존하는 모든 현상적 문제들을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수히 많은 질문들에 대해서 돈이 되지 않고,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고, 실험을 통한 결과물도 통계적 조작을 통해서 변형되고 외곡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한 사실에 대해서 명확한 증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확신에 찬 말에는 반박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나의 성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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