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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Feb 25. 2024

독서모임 - 호모데우스(2.24)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이 귀하지만 모두 기억할 수 없음이 아쉬운....

추천자, 발제자, 진행자 : 송윤근 (2.24)

독서토론도서 : 호모데우스_ 유발 하라리  

참석자 : 송윤근, 단, 들꽃향기, 무우우니, 미써니, 김옥, 너도바람꽃, 이팝   8명.


모든 주제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요즘 바빠지다 보니 가벼운 단상만이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굉장한 지적충격을 주면서 갑작스럽게 등장했던 유발 하라리라는 작가의 2번째 책으로 호모데우스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기아, 전염병, 전쟁을 극복하고 호모사피엔스의 새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실질적으로 기아, 전염병, 전쟁을 극복했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신성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기존의 신의 개념을 대체하는 것을 원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21세기 제언으로 유발 하라리의 3부작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번 모임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21세기 제언을 명상과 주관적 관점을 가지고 현상을 비판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짧은 요약을 해주신 분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상상의 질서와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라는 베네딕트 앤더슨의 개념에서 나오듯이 모든 것이 허구라는 발제자님의 반복된 말씀이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 믿을 수 있는 단단한 지지대를 찾기가 어렵다는 생각은 공통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종교의 암흑기를 거치고 르네상스를 통해서 인본주의가 전면에 대두되고, 철학과 과학기술이 신의 존재를 사회적 약속에 의한 허구라고 명명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자유에 대해서 종교의 교리에 의해서 정해지던 정의라는 것의 지침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런 도중에도 세상의 기술변화는 개념을 이해하기도 바쁠 정도로 새롭게 경신이 되고 있고, 내가 하던 일이 갑작스럽게 사라지거나, 빈부 격차로 인한 기술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눠져 가는 사회적 이원화가 극대화가 된다면, 어쩌면 우리는 "호모데우스"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인류종이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초월적인 인류인 호모데우스가 나타나게 될 때, 새로운 종은 진화하지 못한 낙오된 종을 우리가 침팬지나 다른 동물을 다루듯이 대할 것이라는 것은 나와 내 후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두려울 뿐입니다. 이 책에서 말했듯이 과거의 18살 귀족이 십자군에 참전하는 것이 사회정의였지만, 지금 보면 어이없는 해프닝처럼 보이는 것처럼 현대의 사회정의라고 하는 인본주의, 과학기술도 미래의 다른 정의가 상호합의되는 시점에서는 폐기되어 의미가 없어지는 사회정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미래의 디스토피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고, 지식의 역설에 의해서 미래예언이 바뀌어서 다른 방향으로의 사회발전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이 책의 다른 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3년 초부터 ChatGPT가 나타나면서 인공지능에 의한 사회변혁에 대한 뜨거운 논의가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신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항상 3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이 기술로 인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이 올 것. 두 번째는 이 기술이 현재 충격적으로 보이지만, 많은 약점들이 있고, 아직은 내가 일하는 분야에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돈이 너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짐. 세 번째는 그러다 말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무관심하는 것.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모든 생각이 맞아떨어질 겁니다.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데로 될 테니까요. 충격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충격적인 사회변화의 중심으로 뛰어들어가서 더 나은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본인의 생각이 맞았다고 할 것이고, 자신의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가볍게 그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의 일에서 자신의 생활을 유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시하는 사람들은 더 시간이 흘러서 내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때까지는 주변 상황의 생활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모임을 통해서 공유했던 사실들은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시각은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최근에 읽었던 "두 번째 산"이라는 책과 호모데우스라는 책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극단적 개인주의로 나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하는 인본주의의 정점의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나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것이 지나치다 보니, 타인과의 관계에 소원해지고 나만의 성을 쌓고 그 성안에서 소외와 고독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가까워지거나, 나의 한계가 명확해질 때 우리는 첫 번째 산에서 내려와 두 번째 산을 올라야만 합니다. 두 번째 산은 관계주의 산이고, 그 산은 나의 헌신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나는 인류의 역사를 공부하고, 생명체의 동기와 감정이 유전자와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신의 경이보다는 과학과 기술의 실용적인 활용이 우리 삶에 더 유용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주변의 사람보다 더 나은 위치에 빨리 올라서서 스스로의 삶을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경쟁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회정의에 알게 모르게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회정의도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닌 상호주관적인 허구의 의미 그물망 속에서 내가 동의함으로써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현 상황을 명료하게 파악하고 더 나은 세계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내도록 더 잘 인식할 필요를 느낍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하고 있는 업무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급격한 발전에 대한 적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멘탈이 나갈 정도로 혼란스러운 마음을 알려주신 모임의 회원분에게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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