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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y Mar 27. 2024

최고의 칭찬은 흉내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나의 행동이 좋게 보인다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나의 모든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있다는 칭찬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생활을 하다보면, 누군가를 닮고 싶고, 따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고, 사이좋은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행동과 말투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것은 말로 하는 칭찬보다 훨씬 멋진 행동으로 보여주는 칭찬이다.


간혹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나의 브런치 구독자 수가 30명을 넘었다는 알림 때문인 것 같다. 작년 초에 브런치를 시작했었던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넘었고, 요즘 인터넷 방송용어를 빌어서 말하자면 내 브런치는 "하꼬" 브런치이다. 매일매일의 방문객 수도 한자리 수인 날도 많지만, 꾸준히 누군가가 들어와서 아무런 장식도 없는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것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언젠가부터는 읽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보다는 나의 일상에서 기억할만한 내용을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쓰다 보니 어느새 글이 많이 쌓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른 것만을 느끼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인 것 같다.


그런데, 전혀 움직이지 않던 구독자 수가 어느새 한 명씩 한 명씩 늘어나서 30명이 넘었다. 다른 이웃 사람들 글도 많이 읽고 챙겨야 하는데, 나는 내 것 정리하기도 힘드니 구독자 수 늘리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이 브런치를 알리기에는 너무 개인적인 내용들이 많다. 그래서, 구독자 중에는 나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은 가족들밖에는 없을 것 같다.


제목의 문구가 떠오른 것도 구독자 수 30명이 넘었다는 알림에서 연상이 된 것이다. 구독을 누른다는 것은  행동으로 보여주는 나의 글에 대한 간접적인 칭찬이다. 나의 글에 대해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표현이고, 어떤 글에서인지 모르지만 재미를 느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므로 이름 모를 어느 구독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의 몇몇 구독자들은 대기업들이다. 그들의 브런치에는 수천명이 넘는 구독자가 있고, 내가 올려주는 "like it"이 너무 미약하게 보이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이 한 번씩 글을 올릴 때마다 "like it"을 눌러주시면 감사를 넘어서 부끄러움에 몸이 베베 꼬이는 느낌이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는 브런치 글을 올리고, 누가 읽었는지 방문자 수는 어떻게 되는지, 어떤 글을 더 많이 읽는지 살피고 분석하고는 했다. 그런데, 큰 변화가 없었다. 조급한 마음이 들고, 내가 글을 잘 못쓰는 것인지, 주제를 바꿔봐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글쓰기가 편안해지고 내 글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요즘에는 생각이 날 때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글을 한 편씩 올리게 된다. 그래서, 난 내가 좀 성숙해진 줄 알았다. 그런데, 구독자 수가 30이 넘었다는 알림 때문에 잊었던 조바심이 다시 내 몸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 잘 안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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