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느끼는 그대로 여행.

Thailand, Pai

by Moon Heehong
일괄편집1_DSC03158.JPG 빠이 첫날 내가 마주친 풍경

치앙라이에서 빠이를 바로 오는 대중교통은 없었다. 때문에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치앙마이에서 갈아타야 했다. 빠이를 오는 길은 굉장히 구불구불해서 미니밴에 구토하는 사람을 위한 봉투가 마련돼있을 정도다. 그 긴 여정을 끝내고 도착한 나는 바로 해가 넘어가는 풍경을 맞이했고, 빠이가 굉장히 내 마음에 들것이라 확신했다.


빠이는 참 조용하기도 하면서 유흥도 있고, 아기자기하면서 스타일도 있었다. 예술도 있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빠이는 지금까지 여행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의 동네였다. 일부 사람들은 외국인판 방비엥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외국인이 많고 생각, 고민 없이 자유롭게 지내는 외국인이 많았다. 아침 일찍부터 오토바이를 빌렸고 치앙라이에서 만났던 사와와 재회했다. 이렇게 빠이에서 함께하게 된 일행은 나까지 6명. 기본적으로 빠이에 오면 누구나 간다는 일명 관광 코스를 돌기로 했다.

첫 번째 코스는 바로 Coffee in love, The container@pai, love strawberry, pai canyon, memorial bridge, pam bok waterfall.

일괄편집1_DSC03222.JPG 빠이에 온 사람은 한번씩 다 찍는 사진

사실 빠이 케년을 제외하고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장소에 불과했다.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여성분들이 사진 찍지 좋은 아기자기한 장소 정도? 이유는 모르겠으나 중국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일부 장소는 비수기인지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이런 장소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둘러는 본다.

일괄편집1_DSC03248.JPG 러스 스트로베리 뒷 정원의 자전거

러브 스트로베리에서는 말 그대로 딸기 셰이크를 마셨다. 더운 날씨에 상큼한 딸기 셰이크는 꽤 맛있었다. 문제는 그 동네 물가에 비해 터무니없는 가격. 이 곳에서 우리는 사진을 좀 찍고 쉬다가 이동했다.

일괄편집1_DSC03255.JPG 메모리얼 브릿지

메모리얼 브릿지는 그래도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 과거 일본이 침략해 필요에 의해 만들어 놓은 다리를 그대로 남겨놓고 간 장소이다. 일본인 사와가 함께 인지라 고민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래에는 물이 흐르는데 물 중간에 생뚱맞게 방갈로가 있다. 저기는 어떻게 가는 거야? 생각하고 있는데 실천으로 보여주는 어린아이들. 수영해서 가는 곳이다. (물이 깨끗하지 않아 수영해서 갈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너무 더워 모두들 지쳐 주변에서 대충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내가 가장 기대한 빠이 캐년으로.

일괄편집1_DSC03282.JPG 실제 그랜드 캐년을 가보지 못해 모르지만 나쁘지 않았다.
일괄편집1_DSC03299.JPG 명당 자리를 뺏겨 그 근처에서 찍은 사진

빠이 캐년은 좋았다. 구불구불 낭떠러지 사이를 지나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같이 온 일행들은 너무 덥기도 하고 무서워서 포기했고 나와 사와, 그리고 다른 한명만 둘러봤다. 아주 멋진 명당이 있었는데 외국인 남자가 그곳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다리는 일행이 있었기에 다른 곳에서 사진 찍고, 그곳을 다 보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나 혼자 왔다면 분명 그곳을 다 둘러보고 일몰까지 봤을 것이다. 이럴 땐 혼자가 역시 편하다.

그리고 간 곳은 계곡. 물이 없어 폭포가,,, 졸졸졸 흘렀다. 예상과 다른 폭포에 당황한 우리는 잠시 멈춰있다가 일몰을 보기로 하고 근처 모르는 장소로 이동했다. 한참을 산을 올라도 뭔가 보이지 않아 중간에 물어보니 너무 멀고 험해 가지 말란다. 일행 중 한 동생(한별)이 근처 어딘가를 추천해서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일괄편집1_DSC03306.JPG 중간에 들렸던 카페

한별이가 추천한 장소는 빠이에서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됐다.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 고요함과 주황빛 노을 속에서 새소리, 소 울음소리가 들리고 뛰어노는 아이들 소리 그리고 마치 저녁 먹으러 들어오라고 소리치는 것 같은 엄마들의 우렁찬 소리. 빠이에 대해 전혀 아는 것 없이 도착했지만 처음 받았던 그 빠이의 느낌을 여기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름도, 위치도 알지 못해 다시는 찾아갈 수 없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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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 코스는 Chedi phra that mae yen, Santichon chinese village, Mor paemg water fall 그리고 저녁 나이트 마켓, 펍.

다 같이 모여 아침을 먹고 내가 가자 고한 거대 불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처음 빠이를 오는 날 저 건너에 웅장한 무언가 보이길래 찾아보니 불상이었다. 정말 상당히 컸다. 아쉽게도 불상 뒤쪽이 보수 중이었고 올라오는 길은 새로이 확장하는 중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빛을 그대로 받는 저 바닥은 발을 디딜 수 없게 만들었다. 모두들 깡총깡총. 이곳에서 소원을 빌었다. 난 종교가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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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차이나 빌리지를 향했다. 이곳은 정말 그냥 건물에서 중국풍이 날뿐 아무것도 볼 게 없었다. 그중 한 공간을 그나마 잘 해놨길래 들어가 봤다. 다른 외국인 몇 명이 중국 전통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 중 일부도 그 옷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그동안 조용히 그곳의 고요함을 느끼고 옆에 말을 구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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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타운을 지나 한참을 걸어 올라 뷰포인트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빛을 견디며 올라간 그곳은 시원해서 쉬기에 적당했다. 6명 중 4명은 포기하고 중간에 머물렀고 나와 다른 한명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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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두의 걱정을 뒤로하고 가게 된 또 다른 계곡. 역시나 였다. 떨어지는 폭포는 없었고 그나마 있는 물도 깨끗하지 않았다. 너무 더웠던 우리는 수영할 생각으로 왔는데 수영은 꿈에도 커녕 발만 살짝 적실 수 있었다. 그 바로 옆에 있던 카페에서 쉬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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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쯔음에 돌아와 나이트 마켓을 구경했다. 나이트 마켓에는 과일부터, 그림, 옷, 연주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 연주하는 사람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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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먹고 야시장을 둘러보다가 우리는 골목 한 구석에 있는 펍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 좁은 골목에 그렇게 좋은 라이브 펍이 있을 줄이야. 들어가는 길목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이곳에서 사진 찍느라 그 좁은 길을 막아 사람들이 지나가기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각자 한잔씩 하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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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는 동생들 2명이 먼저 치앙마이로 떠났다. 그리고 함께하기로 했던 사와는 몸이 안 좋아 쉬기로 하고 일행 2명과 나는 lod cave로 향했다. 동굴로 향하는 길은 상당히 험했다. 오토바이 타고 편도로 2시간이 걸렸고 굉장히 구불구불했다. 심지어 일행(주연)이 기름이 없는 상태로 출발해서 중간에 기름 넣을 곳을 찾느라 고생했다. 심지어 가짜 기름을 넣어서 언덕 정상쯤에서 비싸게 한번 더 넣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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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 있던 이 그네는 차이나 빌리지에서 봤던 것이다. 그때는 이걸 사람이 어떻게 타라고 만든 건가 했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타봤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여들어 너도나도 타기 시작했다. 열심히 달려 도착한 동굴에는 들어가려면 가이드 한 명을 꼭 고용해야 했다. 그렇게 가이드와 우리 3명은 동굴로 들어갔다.

일괄편집1_DSC03563.JPG 어두운 동굴을 들어가기 위해 등을 켜는 가이드

lod cave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그동안의 동굴은 동굴 축에도 못 낄 정도. 정말 넓고 깊으며 심지어 안에서 대나무 배를 타고 이동한다. 안타까운 건 너무 어두워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는 것. 가이드는 동굴 이곳저곳을 돌며 설명을 해주는데 UFO, 이빨, 동물 등이라며 설명해줬다. 사실 끼워 맞추기였다. 그래도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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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구경을 하고 나면 대나무 배를 타고 이동한다. 이 배는 거의 물 표면에서 움직인다. 조금만 흔들면 바로 물이 들어올 기세. 심지어 물속에는 엄청난 양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엄청나게 큰 물고기가. 자칫 빠졌다가는 ,,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일괄편집1_DSC03672.JPG 대나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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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d cave에서 3시간 정도를 보내고 늦은 시간이 돼서야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올랐다. 다시 한번 산 정상에 왔을 때는 해가 넘어가는 시간쯤이었다. 그 주변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만큼 쫙 펼쳐진 풍경이 황홀했다. 날씨도 적당했다. 한동안 그곳에서 사진도 찍고 빛을 만끽하고 오토바이에 다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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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 사와를 만나 함께 저녁을 했다. 그리고 슈퍼 앞에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 와중에 중간에 만났던 독일 남자 2명도 합류하고 주연이가 데려온 남자 한 명도 합류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타투 집을 운영하는 남자도 합류하고 길가던 사람들도 중간중간 합류했다. 그곳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그곳의 클럽(클럽은 아니지만 다들 클럽이라 칭한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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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다들 취해 춤을 추는 곳이었다. 물론 95프로가 외국인.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고 우리는 얼굴에 형광 물감을 칠했다. 남에 얼굴에 그려주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내일 치앙마이를 가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놀았다. 새벽까지. 그곳에 사람들이 대부분 사라질 때까지.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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