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느끼는 그대로 여행.

Thailand, Chiang mai, Songkran festival

by Moon Heehong

드디어 고대하던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나의 목적은 송크란 페스티벌. 물론 송크란 이외에 다른 것도 해야 하기 때문에 3일 정도 빠르게 들어왔다. 마의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 늦은 오후에야 도착했고 바로 체크인을 한 후 유명한 노스게이트 재즈바로 향했다.

일괄편집1_IMG_7931.JPG 섹소폰 부는 남자가 리더인듯 하다.

9시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밖에 사람들이 가득 차있었다. 그 안의 작은 공간은 이층으로 나눠져 있고 옹기종기 앉아서 각자 술도 마시면서 음악을 즐겼다. 재즈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지만 그래도 왕년에 밴드 활동을 했던 나는 푹 빠질 수 있었다. 두 시간 정도 이어지는 연주에는 중간중간 연주자가 바뀌었다. 그중에서도 한 한국 남자가 마이크를 잡는 시간도 있었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 때로는 함께 합주하고 때로는 경쟁하듯 화려한 기교로 솔로 타임이 이어졌다.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를 때 친구들끼리 모여 연주하던 때가 생각났다. 지금의 마음가짐이라면 그때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음악을 계속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당시에는 선생님이고 부모님이고 모두가 반대하는 길이었으니까.


송크란 전까지 치앙마이 그랜드 캐년과 도이수텝을 가기 위해 인원을 모집해야 했다. 물론 대중교통 비용을 셰어 하기 위해서다. 이럴 때 유용한 한국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방. 채팅방에 들어가자마자 갈 인원을 모집했는데 한 남성분(형님)이 본인은 태국만 장기여행 중인데 차도 있다고 같이 가자는 것이 아닌가. 왕 땡큐. 이렇게 구성된 우리의 치앙마이 고정 추가 멤버는 형님, 대현이.

일괄편집1_IMG_7964.JPG 어마어마한 양의 칵테일

일단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사전 미팅을 하기로 하고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배가 고팠던 우리 일행은 저녁 7시쯤 유명한 족발 덮밥집으로 향해 저녁을 먹고 커피숍에서 미팅을 했다. 이게 얼마 만에 들어와 보는 커피숍인지 모르겠다. 무튼, 대충 계획을 세우고 친해질 겸 근처 야시장을 대충 구경하고 치앙마이 제2의 중심 마야몰 최상층에 위치한 술집에 갔다. 들어가자마자 외국인들이 엄청 큰 버킷에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똑같은 것을 주문했다. 다.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도록 빨대의 길이도 다양했다. 여기서 한 11시쯤까지 놀다가 형님께서 치앙마이의 클럽에 가자고 제안해서 모두 클럽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웜업. 마치 일종의 룰처럼 11시부터 12시까지는 웜업에서 놀고 12시부터 2시까지는 테이킷에서 놀면 된단다. 참고로 태국은 11시(?)부터는 편의점에서든 어디든 술을 살 수 없다.(물론 어둠의 경로는 있다.) 여행 시작한지 2개월 만의 유흥을 즐기는 시간이었다.


오전 11시 도이수텝을 가기 위해 썽태우를 하루 1500바트 정도에 대절해서 출발했다. 중간중간 일행들을 픽업하고 1시간 정도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 중간에 친절한 우리 기사 아주머니는 경치를 보라며 내려주겼고, 한 작은 마을에 들렀다.

일괄편집1_DSC03788.JPG 고무줄 놀이하는 소녀들
일괄편집1_DSC03804.JPG 소박하고 조용한 마치 한국의 시골 같은 모습

이 동네는 참 소박한 느낌이었다. 사람들도 많이 없고 한국의 시골 느낌이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 그리고 우리는 바로 도이수텝이 아닌 그보다 더 올라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송크란 기간도 아닌데 갑자기 어디선가 우리의 차 안으로 물 벼락이 날아오는 것 아닌가? 이거 뭐, 화낼 수도 없는 상황이고 내 옷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젖었고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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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편집1_DSC03846.JPG 여전히 신고 있는 주워신은 쪼리,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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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멍하니 있기에 너무 좋은 곳이었다. 앞은 탁 트여있고 바람은 잔잔히 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해가 저물어 갈 때쯤은 인기 장소답게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데 저 ~ 멀리 산 등선에 먹구름이 보이고 번개 치는 모습이 보이는 것 아닌가? 나는 또 비가 몰려오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오진 않았다. 그리고 해가 떨어져 도착한 도이수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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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거의 없는 조용한 시간 때였고 몇몇 사람들만이 그 주변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아 그전에 배가 고팠던 우리는 입구에서 약간의 간식을 사 먹었는데 대현이는 쉰 맛이 나는 소시지를 사 먹었다. 개한테 줬더니 개도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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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특이한 향이 나는 물을 퍼서 조형물 위에 붙고 소원을 빌었다. 참 돌아다니면서 소원 많이 비는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내용은 같다. 부디 내 소원이 이뤄지길.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한국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었다. 계속해서 따라오고 사진 찍자 그러고. 살짝 부담스러웠던 우리는 금방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일괄편집1_DSC03910.JPG 도이수텝에서 볼 수 있는 야경.

나가는 길목에서 일행이 스님에게 기도를 받는 것을 했다. 스님 앞에 무릎 꿇고 앉으면 머리에 물을 뿌려주시며 뭐라고 말씀하신다. 일행에게 들어보니 생각보다 물을 많이 뿌려서 놀랐고 해주시는 말씀이 뭔지 몰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그래도 좋은 말 해주셨겠지.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내려와 치앙마이 대학 근처에서 밥을 먹고 숙소로 복귀했다. 사실 치앙마이 대학교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송크란은 우리나라의 설과 같은 것이다. 때문에 현지 사람들도 다들 고향에 간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숙소로 와서 빠이에서부터 미뤄왔던 염색을 했다.

KakaoTalk_20170415_101153825.jpg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숙소 앞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빠이에서부터 이상하게 여행이 아닌 유흥을 하러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랜드 캐년 가는 날, 사실 우리나라 빠지 같은 느낌이라 나는 꼭 안 가도 되는 곳이 었지만 아직 시간도 있고 다들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 더위나 식힐 겸 동행했다. 문제는 아침부터 일어났다. 마야몰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한 우리는 9시쯤 썽태우를 탔다. 가격을 흥정한 희수가 기사와 얘기가 잘못된 것이다. 가야 하는 반대 방향으로 한참을 향하던 나는 도무지 아닌 거 같아 물어보니 우리의 목적지는 안 간다고. 때문에 돈 낭비, 시간 낭비를 했고 너무너무 싫어하는 지각을 해버렸다. 미안합니다.

그랜드 캐년은 역시 그냥 빠지였다. 다이빙도 하고, 수영도하고 공짜로 주는 칵테일 버킷도 마시면서 오후 3시까지 신나게 놀았다. 서로 물에 빠트리며 놀다가 잘못해서 내 발톱이 빠져버렸다. 여행하면서 발톱 빠지는 건 일도 아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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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 놀고 나와서였다. 너무 신나게 놀았는지 얼굴이 완전 까맣게 타버렸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로 껍질이 벗겨질 정도였다. 이쁘게 타면 다행이지만 이렇게 타는 것은 항상 나를 더 거지의 형태로 만들었다. 지금 내 손등과 손바닥은 거의 흑백 수준이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고, 본격적인 송크란 축제를 준비함과 동시에 숙소 이동을 했다. 이동한 숙소는 상태가 최악이었다. 자고 싶지 않은 곳. 나무판자로 방을 구분해 놓았고 너무 습하고 우중충했다. 일단 나와서 물총을 샀다. 우리나라 돈 3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물총을 사버렸다. 전혀 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주변에서 물을 쏘는 모습을 보니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물총을 사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파하는 분위기 일 줄 알았는데 비가 오니까 사람들이 더 미처 날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정말 미친 줄 알았다. 이런 축제는 난생처음이었다. 온 동네가 물 뿌리고 차 안, 건물 안 안 뿌리는 곳이 없다. 서로들 물 맞고 싶어서 난리를 친다. 이렇게 3일 동안 정신없이 송크란을 즐겼다. 맥주 회사에서 운영하는 페스티벌에서도 가서 신나게 놀았다. 창 맥주 축제에서는 게이 남자와 말레이시아에서 온 여자애 한 명과 같이 놀았다. 그리고는 경쟁 맥주사 파티에도 참석했다. 거품을 쏘고 난리도 아니었다. 이 3일 동안은 사실 기억이 거의 정리되지 않는다. 3일 내내 미친 듯이 물 뿌리고 놀고먹고 술 먹고 자고를 반복했기 때문에. 3일 중간에 그토록 먹고 싶었던 떡볶이를 형님네서 같이 해 먹었다. 3일 중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KakaoTalk_20170415_010118681.jpg 너무나 성공적이 었떤 치즈 만땅 떡볶이

아 참고로, 떡볶이 만들어 먹을 때는 내가 방콕에서 잠깐 만나 함께 밥 먹고 쇼핑했던 지수도 함께 했다. 치앙마이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했던 것이 기억나서 연락했더니 정말로 송크란을 즐기러 치앙마이로 왔다. 다음에는 유럽에서 봐요.


3일이 지나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정비가 필요한 상태였다. 다음 목적지 미얀마를 가기 위한 비자 준비도 시작해야 했다. 그 와중에 주연이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떠났다. 아침에 일어나 타버린 얼굴을 그제야 챙겨보겠다며 마야몰에 팩을 사러 갔다. 너무 비쌌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그리고 그곳 푸드 코트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프라싱 사원을 구경하러 갔다. 모처럼 만에 여행이 다시 시작된 느낌. 다들 그놈의 사원 지겹다고들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사원이 좋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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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크란 기간 동안 매일 같이 비가 오고 흐렸는데 끝나자마자 바로 날씨가 너무 좋아졌다. 날씨도 한몫했다. 섬세하게 작업된 조각들을 보면 역시 대단하다는 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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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스님 3분이 앉아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가까이서 보니 모형이 아닌가. 사진으로 봤을 땐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 본다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다. 그리고 이어서 방문한 wat chedi luang worawihan. 이곳은 훨씬 더 웅장했었는데 지진 때 무너저 내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웅장하며 위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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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문 사이로는 불상들이 자리 잡아 있다. 특이한 건 4곳 중에 3곳만 불상이 있다는 것. 이 곳은 마치 앙코르 와트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물론 양식과 색상이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 규모와 위압감은 충분하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미얀마를 갈 준비를 해야 했다. 주변 커피숍에 들어가 인터넷을 연결하고 정보를 찾았다. 그리고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일요 야시장을 들렀다.

일괄편집1_DSC04055.JPG 학교를 다니기 위해 버스킹 하는 소녀

언제나 그렇듯 야시장은 특별히 흥미가 없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는 야시장에서 무언가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진짜 어느 나라 야시장이건 다 비슷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5시였던가 6시였던가.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멈췄다. 마치 나 빼고 시간이 멈춘 듯. 그리고는 방송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도 옛날에 이런 적이 있다고 들었다. (국제 시장 영화에서도 나왔고) 참 신선한 경험이었다. 순간이었지만 정말 나 혼자 시간이 멈춘 세상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곤 숙소로 복귀해서 온라인으로 미얀마 비자 신청을 마쳤고 슬슬 태국을 떠날 준비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옮겼다. 송크란 기간에는 치앙마이에 한인 게스트 하우스 빵집이라는 곳에서 묵었는데 사실 나한테는 큰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 한국에 있는 건지 외국에 있는 건지 구별이 안 가기도 했고. 그렇게 조금 골목으로 들어가야 있는 숙소로 옮겼다. 치앙마이 와서 같은 가격 대비 가장 괜찮은 곳이었다. 짐 풀고 좀 쉬다가 치앙마이 대학교를 보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막 쏟아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맑아져서 바로 출발을 했다. 가는 길에 있는 맛있다고 추천받은 햄버거 집을 향했는데 문을 닫았다. 하는 수 없이 주변 근처 식당에서 대충 밥을 먹고 있는데 세상에 다시 폭우가 쏟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수 없이 다시 숙소로 복귀했고 저녁에 대현이와 재회하여 피자와 치킨을 먹었다. 얼마 만에 치킨과 피자란 말인가... 나 혼자는 절대 사 먹을 수 없으니 이런 기회에 먹으려 했는데 다들 오랜만이라 욕심이 과했는지 피자 2판에 치킨 2마리를 시켰다. 예상대로 치킨이 많이 남았고 돈은 돈대로 많이 나왔다. 이미 엎질러진 물 오랜만에 맛있게 먹은 걸로 만족하자.


치앙마이의 마지막 날, 한 2주는 있었던 것 같은데 9일 차다. 아침은 Khao soi mae sai라는 국숫집을 갔다. 물론 나는 맛집을 검색조차 하지 않지만 주변에서 찾아서 정보를 주니까 몇 곳 정도는 가보게 된다. 더군다나 옮긴 숙소의 바로 옆이기에 가봤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맛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짐을 조금씩 정리했다. 그리고 오후가 돼서 다시 치앙마이 대학교를 방문하러 길을 나섰다. 무슨 대학교를 그렇게들 구경가나 생각했지만 규모가 정말 크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출입이 제한됐었다. 너무 시끄러워서였나? 총장이 중국인만 출입을 제한했다고 한다. 하지만 반발이 크고 중국이 좀 관광에 돈을 쓰나? 그 파워를 무시 못하지. 얼마 가지 않아 바로 풀었다고 한다. 심지어 투어 버스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설명이 따로 있다. 치앙마이 대학교 구경은 정문에서 전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게 된다. 개인이 자전거로 투어를 못하게 해놔서 걸어서만 가능한데 사실상 너무 크기 때문에 전기차를 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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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메인 코스는 바로 호수, 상당히 크기도 하지만 고요하게 잘 만들어 놨다. 날씨가 좋았던 터라 호수 물이 그대로 하늘을 반사해 더욱 좋은 풍경을 만들어 줬다. 그 옆에는 큰 나무가 있고 그 아래 바로 잔디가 깔려있어 우리가 멋모르고 상상했던 대학 캠퍼스에서의 로망을 여기서는 실제로 즐길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벌레다 뭐 다해서 대학교 잔디에 앉아 책 보고 노는 모습은 볼 수 없지 않은가.

일괄편집1_DSC04126.JPG 마치 휴양지에 있는 듯한 날씨.

그렇게 치앙마이 대학교까지 구경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대현이가 추천해준 맛집에서 만나 곱창을 먹었다. 진짜 유명한 곳인지 갔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찼고 우리는 30분 정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맛있게 저녁을 먹고 계산을 하는데 어느 정도 금액을 대현이가 냈다. 마지막으로 보는 거라고. 고마웠다. 사실 일반적이라면 나이 많은 우리가 사야 했고 더군다나 얼떨결에 만난 우리를 위해 금액에 상관없이 돈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물론 내가 사고 싶은 마음도 많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니. 종종 느꼈지만 말투와 행동으로는 장난꾸러기 같고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괜찮은 친구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계산해서가 아니라 그전부터 이미 느낀 점) 짧은 시간을 함께한 대현이 그리고 긴 시간을 함께한 희수 두 막내에게 사실 고마운 점이 많다. 그래서 한국 가면 꼭 맛있는 음식이라도 사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엽서를 썼다. 이건 내가 나라를 옮기기 전에 하는 습관인데 내가 한다고 하니 일행도 같이 한다고 해서 근처 커피숍에 가서 편지를 썼다. 문제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우체국을 갈 수 없어 다음날 희수에게 대신 보내달라고 했다. 또다시 고마운 희수. 희수는 여기서 2주 정도 더 있다가 한국으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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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어제 신청했던 온라인 비자를 출력하기 위해 인쇄소에 방문해서 프린트를 하고 숙소로 향했다.

1492534396468.jpg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대현이와 찍은 사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날, 사실 걱정이 있었다. 미얀마가 2주 동안 연휴라는 것이다. 연휴야 문제가 없지만 버스가 운영을 안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예약도 못했고 직접 가서 해결해보자고 출발한 것이기에 걱정했다. 버스 터미널 > 태국 매솟 > 국경 > 미얀마 마이어웨디 > 양곤

국경 바로 앞인 매솟에 도착했을 때 버스 터미널에 사람들이 다 포기한 표정으로 앉아있어서 ' 아 진짜 못가는 구나. ' 걱정했다. 그래도 일단 국경으로 가보자 해서 주변에 사람들을 모아 차를 타고 국경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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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들어가니 그곳에서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아무래도 여행사 직원인 듯했다. 자기네 버스표가 있으니 그걸 타면 된다고. 천만다행이었지만 의심이 들었기 때문에 가격 비교를 하기 위해 좀 돌아다녔다. 그런데 쉽게 버스를 찾을 수 없었고 하는 수 없이 그곳에서 하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완전 사기를 당했다. 어디선가 봉고차가 왔고 이차를 타고 가면 버스로 갈아탄다고 하더니 그 차를 타고 그대로 가야 했다. 앞자리에는 스님 4분이 타고 뒷자리에는 우리와 같은 처지의 사기당한 러시아 여자였다. 봉고차 위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 엄청난 양의 가전제품이 실려 있었다. 무사히 갈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다. 심지어 4시에 출발한다던 차는 6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일괄편집1_KakaoTalk_20170420_152555133.jpg 그 사이에 졸고 있는 나

그렇게 새벽을 지나 아침이 돼서야 미얀마 양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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