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느끼는 그대로 여행.

Thailand, Bangkok - Koh tao island

by Moon Heehong

다시 방콕으로 돌아왔다. 라오스로 넘어가기 위해 일부로 기차역 근처로 숙소를 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계획이 변경되었다. 태국에서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기로. 이집트 다합에서 따려고 했지만 그곳에 가기 전에 자격증을 따놔야 다합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여행사를 통해 꼬따오라는 섬의 반스에 예약을 했다. 단 몇 분 만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꼬따오라는 섬에 들어가기로 계획인 변경 됐다. 이틀 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러 섬에 들어간다.


일기에는 쓰지 않았지만 첫 여행지였던 베트남의 하이퐁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스치듯 지나쳤던 한 인연이 있다. '현모형' 형이 먼저 비용을 쉐어하자고 말을 걸어왔지만 목적지가 달랐던 우리는 바로 헤어졌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이렇게 연이 깊을 줄은. 나의 다음 여행지 깟바 섬에서 길을 걷다 만나서 그날부터 하노이까지 여행을 같이 했다. 그리고 오늘 방콕에서 다시 만났다.

일괄편집1_20170315_152800.jpg 숙소 앞에서 바로 탄 시내버스

먼저 내가 필요한 옷을 사기 위해 The Platinum Fashion Mall로 향했다. 패션몰은 우리나라 동대문의 두타(?) 같은 느낌이었다. 똑같은 옷을 어느 가게에서 사장과 얼마나 협상을 잘하냐에 따라 가격이 갈렸다. 나는 티 2개를 300바트에 샀다. 살 때는 굉장히 싼 느낌이었는데 한화로 1만 원 정도다. 싼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우리는 Terminal21에 있는 푸드코드에 가기로 했다. 저렴하지만 괜찮은 구성으로 먹을 수 있다는 현모형의 추천이었다. 문제는 태국어를 몰라 바로 앞에 있는 음식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거 주세요" 했더니 그 가게에서 제일 비싼 음식으로 주었다. 심지어 밥도 없는 메뉴. 그곳에서 평균 50바트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데 나는 90바트를 주고도 밥이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메뉴에도 선택 사항이 있었는데 사장이 그냥 비싼 걸로 준 것이다. 나쁜 놈. 관광객 바가지.

일괄편집1_20170315_165200.jpg 이 옷을 산건 아니다. 그냥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일괄편집1_20170315_190636.jpg 맛은 있지만 밥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방콕에서 유명한 야시장 중 하나인 딸랏 롯빠이2로 향했다.

일괄편집1_DSC02493.JPG 방콕은 서울만큼 차가 심하게 막힌다
일괄편집1_DSC02498.JPG 2호선의 모습과 비슷하지? 차이점은 꽉차면 다음 차를 기다린다. 우리처럼 밀고 들어오지 않아

야시장에서 우리는 저녁을 먹고 온 것을 후회했다. 먹을 거 천국이었다. 해산물, 꼬치, 튀김, 맥주, 생선, 회 등등 처음 보는 음식부터 알던 음식도 우리나라와는 스케일이 달랐다. 우리는 너무 배가 불러서 한 두 가지만 먹어봤는데 우리가 먹은 거는 맛이 별로였다. 라이브 펍이 있어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음악 듣기도 좋고 저녁을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롯빠이1이 2번보다 훨씬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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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편집1_DSC02503.JPG 테이블에 음식을 펼처놓고 장갑을 끼고 먹기 시작한다. 테이블이 접시가 되는 것
일괄편집1_DSC02513.JPG 이렇게
일괄편집1_DSC02516.JPG 50바트면 2천원도 안되는 돈

이곳에서도 서양에서 정비사들이 입는 올인원 수트(?)에 빠져서 너무 사고 싶었지만, 짐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포기했다.


꼬따오 섬으로 들어가기 전 점심을 함께 먹기로 했다. 한국 사람들이 꼭 한 번씩 들린다는 나이쏘이. 우리나라 갈비탕을 밥 대신 국수로 먹는 느낌? 동남아에서 고기는 대부분 질기기 때문에 고기 맛으로 먹는다기 보다는 국물 맛에 먹는 느낌이다. 향신료 등이 없지만 가성비 때문인지 호불호가 약간 갈리는 듯하다. 나는 한 번쯤 먹어보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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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세븐일레븐에서 음료 하나씩 사고 근처 공원에서 몇 시간 얘기를 하고 Golden mountain을 걸어갔다 와서 팟타이를 먹고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꼬따오 섬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버스로 7시간쯤 달려 배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새벽 4시쯤 주변은 캄캄했고 매표소는 아직 열지도 않았다. 주변에 벤치에 앉아있는데 버스 탈 때 잠시 얘기를 나눴던 한국 사람을 다시 만났다. '용호형'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형이 갑자기 스미노프 보드카를 꺼내 마시게 됐다. 안주는 와사비 과자.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보드카 2병을 마시고 우리는 배에서 기절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반스에서 데리러 와 차를 타고 숙소에 들어갔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오후 4시에 이론 수업이 있으니 숙제를 해오라 했다. 이론 수업 4시간 정도를 듣고 나보다 미리 와있던 팀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잠에 들었다. 이날은 사진이 없다. 시작부터 그럴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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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오전에는 수영장 실습을 하고 바로 오후에 바다에 산소통 끼고 들어갔다. 배워야 하는 기술이 많아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너무나 재밌었고 중간 쉬는 시간에 주는 파인애플은 세상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파인애플이 셔서 먹지도 못하는데 여기 파인애플은 1도 신맛 없이 달기만 하다. 내가 한통은 먹은 듯. 그리고 저녁에는 BBQ를 먹으러 갔다. 무려 500바트. 그동안 돈 아낀다고 50바트 내외(1~2달러)에서만 먹다가 500바트를 먹으려니 심하게 고민됐지만 모처럼만에 든든히 먹기로 하고 따라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뷔페에 약하다. 2그릇 먹고 포기. 돈이 너무 아까웠다.... ㅜ_ㅜ 심지어 음식이 간이 쎄서 그날 저녁에 물 한 통을 다 마셨다. 그래도 뷰포인트 레스토랑을 오가는 길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트럭 뒤에 타고 높은 산까지 올라갔을 때는 수많은 별들이 가까이 있었다. 음식으로 부족했던 값어치를 그 순간으로 모두 덮을 수 있었다.

IMG_0364.jpg 강사 선생님이 찍은 BBQ

셋째 날, 오전에 바다 실습을 끝마치고 오후에는 이론 수업 및 오픈워터 시험이 있는 날. 물론 합격했고 저녁에 꼬따오 축제에 갔다. 동네 자그마한 축제로 그냥 음식을 나눠주는 정도였다. 덕분에 저녁값은 세이브 ^^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먹을 밥까지 나는 챙겨 왔으니 아침 값도 세이브 !! 나는 가난한 여행자니까.

KakaoTalk_20170323_003238397.jpg 오른손에 물하나, 겨드랑이에 물하나, 왼손에 밥과 바나나

넷째 날 드디어 어느 정도 기술을 익혀 바닷속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보고 싶은 것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물속에는 정말 내가 알지 못했던 생물들이 가득했다. 마치 또 다른 세계에 내가 잠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 수천 마리의 물고기 떼가 회오리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물고기와 같이 헤엄치기도 하고 쫒아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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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편집1_OI000125.jpg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엔젤피쉬, 실제로 보면 형광색처럼 아주 선명한 줄무늬
일괄편집1_OI000128.jpg 바다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그리고 저녁은 삼겹살 샤브샤브(?) 이름은 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음식 대박이다. 중앙에는 삼겹살을 굽고 구울 때 나오는 삼겹살 기름과 육즙이 주변의 샤브샤브 육수에 들어가면서 맛을 내는데 이건 진짜 한국에 가져가서 음식점 차리고 싶을 정도다. 분명 그리워질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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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날은 오후 바다 실습과 야간 다이빙이 있는 날이었다. 사실 오후 다이빙이야 늘 해오던 실습이니까 걱정 없었지만 야간 다이빙은 사실 조금 긴장됐다. 실제로도 처음 들어갈 때 매우 긴장했다. 들어가자마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후레시 불빛으로 앞사람을 따라가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밤에만 느낄 수 있는 나름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불빛 없이 깜깜한 곳에서는 손뼉치고 발버둥 치면 플랑크톤이 빛을 냈다. 마치 반딧불이처럼. 이런 경험을 몇이나 해보았을까. 야간 다이빙의 정점은 다이빙이 끝나고 나온다. 수면 위로 올라오면 쏟아지는 별들, 고요한 바다 한가운데 몸에 힘을 빼고 떠있으면 내 시야에는 깜깜한 하늘에 별들 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그 느낌과 기분은 잊을 수 없다. 반드시 직접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뿐.

KakaoTalk_20170322_084332796.jpg 야간 다이빙 들어가기 전

모든 실습을 마치고 나는 Open water 에서 Advance 까지 완료했고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중 로터스라는 술집에서 불 쇼를 하는데 선환이와 함께 줄넘기에 뛰어들었다.

마지막 날, 오전에는 별도로 펀 다이빙을 신청해서 자유롭게 바닷속 구경을 했다. 조 대표님, 미정 누나, 재선이형, 선환이와 함께 들어가서 오리발을 빼고 수중 달리기 시합을 했다. 재선이형 꼴찌. 나 꼴찌에서 두 번째. 이 시합에는 질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었다. 굳이 말하지는 않겠다. 오후에는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꼬따오 섬의 나름 관광지 낭유안 섬 투어를 했다. 꼬따오 섬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는 코스인데 보통 300바트를 부르는데 우리는 흥정을 해서 170바트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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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꼬따오 섬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이 났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기만 한 기억을 만들었다.

모두들 너무 감사합니다. 나의 선생님이었던 길강사 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꼭 한번 다시 올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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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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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편집1_DSC02527.JPG 카오산 로드의 한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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