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의자를 눈 앞에 두고
다른 의자를 찾으러 나섰다.

돈과 가족

by 문작가

돈과 가족 이 두 가지는 어떤 의미로 묶일 수 있을까.


자취를 하며 진짜 혼자가 됐다. 자취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대게 가짜 혼자와 진짜 혼자를 구분하지 못한다. 가족과 함께 사는 공간에서 내가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혼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부모님께 혼자 살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말로는 "그래 어른 되면 나가 살아야지"라고 하시지만, 진전이 없었다. 그것이 짧다면 짧은 1년이 되어가고 결국 자취를 하게 되었다. 좋은 방법으로 자취를 시작했는진 모르겠다.


SNS에서는 혼자 살게 되면 해방감으로 잠시나마 행복하지만 가족의 곁이 그리워진다고 한다. '나도 그럴까?'라는 생각도 할 시간 없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해방감 보단 불안이 컸고, 불안의 크기와 비슷하게 나의 악착함이 커졌다. 나는 단단해지고 있었다. 처음 자취를 시작하면서 뭣도 모른 채 시세보다 값 비싼 오피스텔을 계약했다. 조심스러운 성격과 신중한 성격 탓에 6개월 단기로 계약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월세는 60만 원이었으나 부가세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월세가 총 66만 원이었는데 부자 할머니처럼 보이는 집주인님은 어려 보이는 나를 이뻐해 주셨는지 부가세는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하면서 복비까지 대신 내주셨다. 부동산 중개인이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연신 감사함을 표하고 자취를 시작했지만, 이불 하나 살 돈이 아까워서(이불 살 돈 정도는 있었다) 몇 일간은 배게 없이 옷을 둘둘 말아 베개로 쓰고, 코트를 이불 삼아 잠을 잤다. 그러다 '내가 불쌍하게 살려고 나온 건 아닌데..'라는 생각과 함께 필요한 생필품을 사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자취 생활이 시작됐다.


관리비가 15만 원 가까이 나가면서 집세 고정지출만 약 75만 원이었다. 덕분에 알바를 했어야 했고 대학교에서 벌었던 장학금이 빠르게 줄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관리비까지 포함해서 약 45만 원인 원룸에서 거주한다. 30만 원이나 아꼈으니 이제는 식비에 아끼지 않으며 나의 피부를 지킬 수 있다. 또한 알바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나의 자기 계발 또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다. (30만 원의 힘이 얼마나 큰지..)





'내가 부모님과 같이 살았다면, 이런 비좁고 열악한 집에서 살 이유는 없었을 텐데..'


수돗물을 트는데 돈이 떨어지는 장면으로 상상될 때 문득 이런 말을 중얼거리곤 했다. 집에서 매일 아침 챙겨줬던 따뜻한 밥과 전기세 걱정 없는 방바닥, 웃풍이 돌지 않는 단단한 창문, 주위 가까이 있는 동네 친구, 원룸에는 절대 놓을 수 없는 소파, 허리가 아프지 않은 넓은 침대, 침대 프레임을 놓아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평수,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눈치는 보이지만 하루에 외식을 두 번이나 할 수 있는 엄카 찬스, 가끔은 스타벅스 커피를 먹을 수 있는 당당함. 이런 것들이 가족과 함께 살았을 때 누릴 수 있는 평범한 특권이다. 자취를 하게 되면서 이런 것들은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은 삶은 계란과 채소 약간, 낫토 또는 견과류와 함께 아메리카노를 먹는다. 혈당 스파이크가 안 되는 식단이라고 해서 최근에 이 식단으로 거의 고정 됐다. 밥솥에서 나온 따뜻한 밥 대신 전자레인지에서 나온 따뜻한 밥, 전기세 걱정으로 지금까지 3초 틀어본 보일러, 웃풍이 들어와 자고 일어나면 코가 시린 이상한 창문, 친구가 주위 가까이에 없어 돈을 아낄 수 있는 인프라, 소파와 침대 프레임은 커녕 몸을 뒤척이기엔 불편한 접이식 매트리스, 술을 먹을 때는 집에서 먹고, 외식은 두 달에 한 번 할까 말까이다.






모든 것이 '돈'이었고


혹자는 돈이 모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혹자는 될 때까지 집에 붙어있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생은 사소한 것을 해결하는 데에 반복하고 끝이 아니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계속되고 반복되며 그것은 매우 방대하다.

혼자가 되지 않았을 때엔 결코 느낄 수 없는 기회와 깨우침의 감정이 있다.


돈이 들더라도 우리는 일을 할 수 있는 사지가 있다. 자취를 하는 순간부터 '내 인생의 시작'인 것이다.

나는 이를 지금 깨달았다는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행복하다.






진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 뭘까? 자신을 찾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길 바란다.








지금은 거의 3분의 1 가격이 저렴한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