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번 봐야지"
"얼굴 한번 봐야지"
평소 약속을 대뜸 잡고,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시간을 정하고, 지하철 역명만 정한다. 그러곤 만남시간 10분 전에 누군가는 카페를 고른다.
카페도 취향이 다르다. 인테리어와 그 카페가 위치한 상권으로 인해 느껴지는 그 감성까지 취향을 탄다. 다행히도 그 취향이 겹친다. 전에는 술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눴지만, 진지한 대화를 할 거라면 술이 아니라 카페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하던 그 사람 덕분에 이야기를 나누려면 술을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며, 사는 지역도 다른 두 명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생각이 같은 부분도 많지만, 어쩔 때는 다른 부분도 많아 논쟁 거리가 충분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를 시작하면 3시간은 끊이지 않고 거뜬하다. 항상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습관 아닌 강박 때문인지 이 사람과는 나중에 꼭 팟캐스트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가끔은 이야기 주제를 정하기도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제를 정하다 산으로 가기가 쉬운데 우리는 이 현상을 즐기는 것도 같다. 주로 인간관계나 삶에 대해서 실없는 소리도 하며, 진지하게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삶은 인간관계와 계속 연관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어느 때와 같이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이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다 인간관계에 최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연애'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틀어졌다. 우리는 연애에 관해 3시간을 할애했다.
"야 씨 나 가야 돼 벌써 5시 30분이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열띤 토론을 했으며, 누가 시키지도 않은 논쟁을 했었다.
이야기하면서 순간 정적이 흐르기도 했었다.
"..."
"인생 망한 거 아니냐"
"그러게요,,"
별 소득 없는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료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놓치고 있던 감정이나 불안함이 생기기도 한다. 나는 이를 위해서 열심히 이야기를 나눈다. 또 글을 쓰기도 한다.
혼자서는 풍요로운 삶을 꾸미기엔 어렵다고 항상 생각한다.
우리가 평범하게 하고 있었던 친구들과의 '수다'에서 우리는 이미 풍요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