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한 편의 시가 그 시인의 작품 전체를 대표하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 한때 <풀꽃>으로 유명해진 나태주 시인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풀꽃>이라는 짧은 시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전에 이미 많은 작품을 써 온 원로 시인에게, ‘풀꽃’이라는 조금은 야단스럽고 뒤늦은 ‘월계관’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시인 푸시킨에게 <풀꽃> 같은 작품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가 아닐까? 사교계에서 알던 한 여성의 앨범에 써 준 이 즉흥시는, 흘러간 시절 우리나라의 이발소 그림과 책갈피 등에 줄기차게 등장해서 삶에 지친 이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런 실용적인(?) 활용법 때문에, 이 시 한 편으로 푸시킨을 대충 잘(?) 안다는 엄청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왜 러시아인들은 이 <삶이 그대를 사랑할지라도>의 시인을 여전히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자랑할까?
▪알렉산드르 푸시킨(Pushkin, Aleksandr Sergeyevich)
제정 러시아의 시인ㆍ소설가(1799~1837). 러시아 리얼리즘의 기초를 확립하여 러시아 근대 문학의 시조로 불린다. 작품에 《예브게니 오네긴(Evgeny Onegin)》, 《대위의 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