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나만의 인생 사전

by 시를아는아이

청바지: 흘러간 아름다운 시절의 푸른 교복.


학창 시절 내내 나는 한 번도 교복을 입어 보지 못했다. 일률적으로 시커먼 교복을 입던 앞 세대와 다시 선택적으로 다양한 교복을 입게 된 새로운 세대 사이, 나는 그 짧은 교복 자율화 시절의 혜택을 절묘하게(?) 입은 행복한 세대에 속한다.

물론 교복과 같은 제복에 대한 장단점이나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면 제복은 덜 입을수록 좋다는 것이 지론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나름의 ‘교복’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청바지’였다. 중학교에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보다 곧 청바지를 줄기차게 입게 된다는 것을 뜻했다.

‘나이키’ 신발처럼 청바지에도, 뒷주머니에 멋진 말이 박음질된 ‘죠다쉬’라는 ‘메이커’(브랜드) 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질긴 푸른 천으로 된 청바지이기만 하면 됐다.

한편 중학교 영어 교과서에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와 첫 청바지(리바이스)의 탄생을 다룬 내용이 실렸던 것도 기억난다. 하지만 청바지의 원단 옷감을 프랑스 님(Nîmes) 지방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해서 ‘데님(denim)’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한참 후에야 알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기억 속 청바지는, 아름다운 유혹의 시절 나를 매혹한 사랑과 동경하던 친구들이 늘상 입고 있던 옷이다.

시간이 흘러도 그 청바지는 살짝 색이 바랜 푸른빛,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