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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아는아이 Jun 15. 2022

적응

시집

대학 새내기 시절

나는 결국

막걸리 사발식에

적응하지 못했다.


군대 시절

나는 끝내

관심 사병으로 제대했다.


직장 시절에

나는


동기들과 어색했고

후배들과 낯설었고

선배들에게 대들었다.


어쩌면

나는


단 한 번도

적응을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가까스로

살아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


스쳐간

어느 직장에서

그야말로 조직에

한몸처럼 완벽하게 적응한

사람을 본 적 있다.


이십대인데도 이미

능숙한 배우 같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응한다는 것은

어쩌면


소중한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웃고 있는

가면 아래

하나씩


무수한

진짜

얼굴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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