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아닌 섬
‘여의도의 랜드마크가 어디인가?’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물론 높이를 기준으로 하면 63빌딩(대한생명 빌딩, 현 한화생명 빌딩) 노을 무렵 햇살을 받으면 거대한 ‘골드 바’처럼 빛나는 이 상징적인 건물은, 오랜동안 대한민국 최고 건물로 군림하면서 여의도는 물론 서울 전체를 대표하는 건물이었다.
또, 정치적인 상징성을 기준으로 하면 국회의사당도 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특히 의회 정치를 ‘여의도 정치’라고 부르고, 최근에는 대통령 취임식도 이 공간에서 열린다. 봄에는 일반 시민들이 기다리는 윤중로 벚꽃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스마트폰 중독처럼, 텔레비전에 빠져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통과한 우리 세대에게 여의도는 단연 방송국이 있는 신기한 ‘섬’이었다.
방송국 건물 중에서도 이산가족찾기 방송 등으로 널리 알려진 KBS 본관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방송과 여의도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아닐까.
그런데 내 마음속 ‘여의도의 랜드마크’ KBS가, 텔레비전이나 추억과 상상 혹은 꿈속이 아닌 당당한 실체로서, 내가 일 년 동안 드나들 건물 바로 옆에 그처럼 무덤덤하게(?) 서 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