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국의 언어가 출렁이는 공기
투명한 바람 위에 누워 솜사탕 같은 구름을 쫓는 노천 카페
시큼하고 우아하게 혀를 적시는 레드와인
울퉁붕퉁한 돌바닥 위를 끌던 캐리어
숫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폐와 동전
밤까지 지지 않는 태양
안간힘으로 추억하던 이야기들은 블랙홀 속으로 사라졌다
앞이 보이지 않게 비를 뿌리는 하늘과
흙탕물에 잠긴 마을을 보며
한탄과 기도를 번갈아 하다
창밖으로 하루의 안녕을 점친다
그저
먼지를 닦고
물기를 닦고
냉장고를 정리한다
2020년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