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유럽식 하루

느림과 리듬의 미학

by Moonita



2019년 6월, 출장 중 '과감히 만들어냈던' 온전히 나를 위한 일주일.



사계절이 공존하는 여름의 돌로미티 걷기 여행




북부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는

우리 부부에게 두 번째였다.


2017년 여름, 처음 이 산을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오랫동안 선명했고
그 기억이 자연스럽게 다시 우리를 이곳으로 불러냈다.

이탈리아 출장은
1년에 한두 번씩 반복되었고
어느덧 익숙한 루틴이 되었지만,
그 여정 안에 ‘쉼표 같은 시간’을 만들어내는 건
매번 작은 용기와 결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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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는 단지 아름다운 산이 아니라,
자연과 일상이 맞닿아 있는 구조였다.

이 지역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지만
그 가치가 ‘풍경의 화려함’에만 있지는 않다.

마을과 산이 이질적으로 나뉘지 않고

생활 안에 자연이 스며들어 있다.
돌로미티 사람들에게
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다.
그 구조가
이탈리아인들의 리듬과 그들만의 감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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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jfif 해발 2000미터에서 즐기는 다채로운 이탈리아 음식들






‘속도의 철학’은 식사에서도 드러난다.


이탈리아의 식사는 대부분 코스로 구성되며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다.
단지 영양 섭취가 아니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이 산속에서,
식사를 하고, 걷고, 앉고, 또 걷는
하루를 반복했다.
계획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여유,
그리고 그 여유가 가능하게 만든 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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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의 시간은
‘돌아보는 사람’을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속도를 자기중심으로 되돌리는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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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어에는

"dolce far niente",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건 단지 나태함이 아니라,

존재를 깊이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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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행에는 유명한 장소도, 화려한 일정도 없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걷고 싶은 길이 있었고,
말없이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사진들은

그 시간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리마인드 여행이란,


그때의 나를 다시 걷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그때를 조용히 안아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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