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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개미지옥

by MOON제이

이사 틈틈이 몸을 쉬어야 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분명 이사 후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며칠 앓아누울 것을 예상할 수 있었기에..

비타민까지 챙겨 먹으며 조심하고 있는데, 갑자기 첫째한테 열이 난다.

학교에서 조퇴를 하고 온 아이가 다시 코로나가 유행이라고 말하는 순간, 걱정이 밀려온다.


첫째, 둘째, 나까지 오면 이제 비행기 타는 건 무리수….

지난주에 신랑이 원하는 휴가에 맞춰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치앙마이에만 보름정도 있을 생각이었는데, 신랑이 광복절 낀 주에 휴가를 맞춰보겠다고 하니,

본의 아니게 4주로 한달살이가 되었다.

한달살이는 또 현지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에, 태사랑 카페에 들어가 게시글을 훑어보던 중

오픈채팅방 초대글이 보이길래 재빠르게 가입했다.

지난 필리핀 여행 때 아이들이 아파 현지에 있는 한국인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 그 절실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소중해질 핸드폰 속 나의 세상이다.

그곳에 빠져들수록 아이들과의 여행이 기대되었다.


이사 정리 틈틈이 들어가 맛집, 정보 등을 저장해 놓고 현지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어 오픈채팅방이라는 신세계에 문을 열고 발을 깊게 담근다.

그 와중에 아이 기침이 심해질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다행히 열이 떨어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이의 회복이 눈에 보이니 이제 숙소를 잡아야겠구나 싶다.


가끔 나는 말도 안 되게 매우 느리지만 거의 대부분의 내 결정은 즉흥적인며 독단적인 추진력으로 결정된다.

유전의 힘인지, 후천적 환경의 탓인지 모르지만,

후회하는 일들의 대부분은 타인의 결정을 내 결정화했을 때이기 때문에,

남 탓하는 것이 힘든 나는, 내 탓을 하는 편이 백배 낫다.

이는 책임감이 강한 걸로 둔갑하며 극한의 단점이 공존한 채로 살고 있다.


이번 여행의 첫 숙소를 정하는데 가장 큰 기준은,

아이가 다닐 캠프에 걸어 다닐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그랩을 잡아서 탄 적은 있지만, 매우 오래된 이야기이며, 치앙마이에서는 새로운 앱 ‘볼트’라는 것이 존재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함.

그것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현지 적응시간이 필요한데, 바로 다음날이 등원 첫날 이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하다.

일단 캠프장소를 구글로 검색해 주위 호텔들을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

구글로 보고 있자니 거리감 없는 내가 네비게이션에서 거리계산하는 이 정신없는 행동은 하루가 저물어가는데도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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