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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Apr 16. 2016

몇 번의 계절과, 그로부터 일주일

나는 잘 지냈다고, 이렇게 또 하루를 보내며, 너도 잘 지냈냐고



연락이 올까 걱정했는데

괜히 했나 봐

다 괜찮아진 척했는데

그러다 괜찮아졌다 믿었나 봐

그게 아니었는데



몇 번의 계절과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는데

왜 걱정했을까, 네 연락을

마음속에 가라앉지 못한

네 생각을 걱정했을걸

마음속에 남아있는

네 모습을 걱정했을걸

마음속에 자리 잡은

지워지지 않는 너를 걱정했을걸



새로운 시간에서 우리 한 번 더 마주친다면

반갑게 달려갈지도 모르는데

오랜만이라며 말이야

그동안 잘 지냈냐고

나는 잘 지냈다고

이렇게 오늘도 또 하루의 중간 즈음이 되면

너를 많이 기다렸다고

아, 그리고

많이 보고 싶었다고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간 거 같다고



그러니까 돌아오지 말고

떠난 그대로 잘 지내야 해

그래야 잘 갔다며 손 흔들어주지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잘하겠지만 말이야


자꾸 헷갈리니까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너를 다시 내 옆으로 돌려놓는 것인지

나를 널 만나기 전으로 돌려놓는 것인지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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