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5%밖에 되지 않는 대학을 위해 - 그러하겠다, 나는
“우리가 80세까지 산다 가정을 하였을 때
5%, 네가 대학에서 보낼 시간은 고작 네 인생의 5%이다”
고1 때였나, 수학 시간 때 선생님이
기말고사가 최종 성적에 25%를 차지할 거라 말씀하신 적이 있다
놀래서 숨을 들이마시거나
혹은 막막해서 한숨을 땅이 꺼지라 쉬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하신 말,
“대학 가면 고작 페이퍼 하나나 시험 하나를 두고
네가 한 학기 동안 죽어라 공부한 게 결정 난다”
고등학교 때부터 준비해 온 게 숙달이 된 건지
강의 첫날 점수 배분을 어떻게 할지 나누어져 있는 강의 계획표를 볼 때
한 과제가 2-30%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더는 숨을 들이마시지도, 한숨을 내쉬지도 않는다
그런 나는 대학이 고작 네 인생에 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담담했다
과연 내가 두 자리 숫자에 익숙해져서
‘고작 한 자리?’ 라는 마음으로 덤덤했던 걸까
고등학교 시절 한 학기 내내 열심히 조사해가며 정성 들여 쓴
15장짜리 리서치 페이퍼가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을 때
이미 성적표에 안전 도장 꽝 찍어놓고도 울며 다시 쓴 적이 있다
최종 점수가 A인지 B인지, 이 과제가 5% 인지 30%인지가 중요한 게아니라,
내가 과연 이 과제를 잘했느냐 못 했느냐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게 용납할 수 없는 결과는
결코 선생님께도 제출할 수 없는 결과라 생각했다
고로, 다시 썼다
대학이 내 인생에 5%가 됐든 30%가 됐든 상관없다
왜냐하면 30%라는 그 숫자 자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타당한 이유가 돼서도 아니 되고,
5%가 덜 정성스럽게, 혹은 ‘대충’ 해도 되는
정당한 이유가 돼서도 아니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제가 나오면 그것이 몇 프로 과제가 됐든
똑같은 정성을 들여서 하는데,
이것이 참 바보 같은 짓이기도 하면서
나 배우자고 하는걸
그렇게 숫자에 저울질하며 계산하는 게 옳다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로 이런 결론을 내린다
고작 5%밖에 되지 않는 대학을 위해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인생을 다 건 듯이 싸워 나가겠냐고?
그러하겠다, 나는.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