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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Jun 25. 2016

바람이 전해주네

세상에서 가장 먼 이 거리도



바람이 부는 게 느껴지면

내 마음이 움직이는 거고

구름이 움직이는 게 보이면

네 마음이 움직이는 거라 하였네

집을 나서자마자 부드럽던 산들바람 쌀쌀하게 변함에도

저 별이 움직이는 곳에 네가 있지 않을까 하여 발걸음을 옮겼네


혹시나 아직 여기 어딘가에 있을는지

바람에 실려 두둥실 떠다니는 별을 찾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지금 이 나뭇가지를 살랑살랑 흔드는 바람 끝에 네가 있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미소 짓겠네


말없이 네 뒤에서 내 마음을 전함에도

저 바람에 흔들리는 민들레같이

공중에 실려 너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네가 잠시라도 머물렀을 곳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이



비로소 이 많은 별 중 움직이는 하나가 보이고

반짝이며 내 위를 가로질러 멀리 날아가지만

바람에 몸을 실은 이 꽃잎은 전해 주지 않을까

그보다도 더 먼 내 마음에서 네 마음마저

둘이 하나로 닿는 그 순간까지


내 마음에서 네 마음까지

세상에서 가장 먼 이 거리도

바람이 전해 주네


바람이

전해 주네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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